그리움이 꽃으로 피면ㅡ 강매화 시인의 시 몇 수를 매만지며□한영남
한영남 2022-04-15 08:54:27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그 그리워하는 누군가가 시가 되여 다가와 준다면 더욱 행복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매화 시인의 근작시 5수는 우리에게 그런 행복을 풋바심해서 같이하려는 따스한 마음이 되여 꽃샘바람이 아직 차거운 요즘을 녹여주고 있다.
봄이 오는 소리□ 허명훈
2022-04-15 08:54:27
봄을 알리는 립춘이 다가오자 모든 생명들의 몸과 마음, 살과 뼈까지 얼어들게 하는 기세등등하던 겨울도 그 기세가 언제 있었던가 싶게 꼬리를 내리고 36계 줄행랑을 치며 도망가기에 급급하다.
“ 있 니 ? ”□ 주련화
“있니?”핸드폰 화면이 불시로 밝아지면서 한줄의 문자가 떴다. 그 무렵 나는 옆부서 김과장과 한바탕 쟁론 후 분을 삭히는 중이였다.문자를 보낸 이는 지난 십여년간 한번도 련락이 없던 소학교 동창이였다. 꽤 친하게 지냈던 기억인데 긴 세월이 우리 사이로 흘러가면서 지금은 얼굴도 기억이 날가말가한 사이로 되였다.
만 남□ 안정혜
2022-04-08 08:56:13
처음 그를 만난 건 남자친구와 헤여지고 난 한달 후였다.그때의 나는 한창 리별의 후유증에서 허덕일 때였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걸었다. 무작정 걷다 지치면 벤치에 앉아 조금 쉬다가, 그러다 다시 생각이 나면 또 일어나서 걸었다. 그때는 모든 것이 무의미했다. 그냥 내 삶의 수많은 사람중 한 사람이 빠져나간 것 뿐인데, 삶의 전체가 동강 난 것처럼 허무하고 또 허무했다.
코 로 나 (외 4수)□ 백진숙
백진숙 2022-04-08 08:56:13
저가락에 깃든 이야기□ 홍순룡
홍순룡 2022-04-08 08:56:13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하루에 세끼 식사를 하고있다. 그리고 많은 민족들이 식사시에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아직도 손으로 집어서 식사하는 민족이 세계 총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하니 적은 수는 아니다. 오랜 세월을 거쳤어도 원시사회의 흔적은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는 듯하다.
한디슨이 미쳤다□ 구송화
구송화 2022-04-01 07:46:06
한디슨이 미쳐가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지는 한달 전 쯤 부터이다. 한디슨에게는 엄연한 한다선이라는 본명이 있는데 사람들은 모두 그를 한디슨이라고 부른다. 한디슨은 그냥 과학자가 아니였다. 디지털 최첨단 도시, 꿈에 그리던 미래도시인 J시를 재현한 이 시대가 낳은 비상한 천재과학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성씨인 ‘한’자에 발명가 에디슨의 뒤 두글자 ‘디슨’을 붙여서 한디슨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그런 그가 미쳐가고 있다는 소문은 그의 인지도 만큼 파급력이 컸다.
숙명의 배반(외2수) □ 장학규
장학규 2022-03-31 17:08:57
오래동안피페한 내 삶에는시가 존재하지 않았다
민들레 □ 남옥란
남옥란 2022-03-31 17:08:57
민들레는 수수한 풀꽃이다. 기질이 우아하고 몸치레에 신경을 도사리는 멋쟁이 아가씨가 아니다. 하여 비옥한 땅이거나 척박한 땅이거나를 구별하지 않는다. 담장 밑과 담장 우, 바닥 사이 틈서리, 손톱 만큼한 땅에
재미나는 고비뜯기□ 주덕진
2022-03-25 10:23:40
살랑살랑 마술쟁이 부채 같은 봄바람이 한번 불자 굳잠 자던 겨울나무 기지개 켜며 깨여나고 두번 불자 적막하고 쓸쓸하던 강산에 신록이 피여나 봄기운이 완연하다. 물소리 졸졸졸, 우거진 버들방천에서는 꾀꼴새 새봄 노래에 성수 나고 양지바른 언덕 개활지엔 새뽀얗게 털을 뒤집어쓴 탐스러운 쇠고비가 누군가에게 어서 오라 손저어 부른다.
5호령의 전설□ 김학송
산□ 리향옥
2022-03-18 10:03:24
시험장에 들어갔다. 긴장감에 머리가 터질 듯 아파나고 텅 빈 공백상태이다. 아무리 머리를 쥐여뜯어도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고 머리속은 하얗게 비여갔다. 필을 든 손은 가늘게 떨려 시험지에 뭘 써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안달아난 심정은 뒤죽박죽이 되여버려 식은 땀이 쫙 흘렀다. 가위에 눌린 듯 숨이 막혀 화들짝 놀라 깨고 보니 희붐히 밝아오는 새벽이였다.
윈터링□ 허연주
계단에서 들려오는 숨가쁜 소리에 나는 본능적으로 몸을 피했다. 키가 작달막한 남자가 곧장 603호로 가더니 그녀의 집 문을 거칠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단 풍 (외 2수)□ 최만흥
생명에 불을 지펴 붉은 노을 펼치며 가을빛에 미역감는 그 자태 어여뻐서 추경에 취한 이 몸이 자리뜸을 못한다.
도문 새벽길 단상 (외 3수)□ 박송천
고요 속에 슬며시 자리 튼 기다림 바람을 새김질하는 사연 엮어 수줍은 구름 두어송이 발그스레 하늘 꾸미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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