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버린 녀자□ 김해
2019-06-21 09:32:46
설 전에 사고로 조리가마를 뒤엎어 오른손과 오른다리 전체에 크게 화상을 입어 병원치료를 받으러 두달정도 다녔었다.
다시□ 박노해
2019-06-19 15:28:56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청명날□ 박초란(훈춘)
2019-06-14 08:35:32
세월이란 참 빠르다. 승현이가 태줄을 묻은 고향을 떠난 지가 어언 1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줄줄 흐르는 촌티를 맑은 물에 씻어버리듯 떨쳐버리고 시내 사람들처럼 품위 있고 폼나게 살아보겠다고 승현이는 고향을 등지고 시내로 들어갔다. 정이 들 대로 든 고향은 승현이에게 밤에 머리를 쳐들면 살아가는 데 아무 도움도 안되는 별들만 보여주고 낮에 머리를 숙이면 숱한 일만 기다리는 농사일만 안겨주었다. 고향에다는 숱한 원망만 남겨둔 채로 대도시에 들어간 게 벌써 십여년 세월이 흐르다니? 승현 자신도 흘러간 세월을 생각해보면 저도 몰래 망연자실해났다. 대도시에 들어온 십여년 사이에 돈주머니가 불룩하게 된 것도 아니고 촌티를 훌떡 벗어버리고 얼굴도 몸매도 모든 것이 샤방샤방해진 것도 아니다.
1월 (외 4수)□ 김명순
2019-06-14 08:33:38
시몬이 오지 않은 시간들은 구르몽의 겨울답지가 않다 목마와 숙녀의 방울소리가 들려오지 않는 이 계절에는 마지막 잎새의 슬픔만이 칼바람 되여 여기저기 할퀴고 지나간다.
독서로 함께 성장…‘행복해졌어요’
리련화 기자 2019-06-01 13:45:34
이들은 룡정고중 졸업생들이고 상해에 거주하고 있으며 직장인이자 자녀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무어진 그룹이다. 이들의 그룹명은 ‘공동성장독서회’이다.
꽃밭에서 (외 3수)□ 김동진
2019-05-30 16:53:41
꽃밭에서 웃으면 너도 꽃이요 꽃밭에서 웃으면 나도 꽃이다 웃어라 웃어라 곱게 웃어라 찍는다 차알칵 사진 찍는다 꽃밭에서 춤추면 너도 나비요 꽃밭에서 춤추면 나도 나비다 예쁘게 예쁘게 모두 예쁘게 찍었다 차알칵 사진 찍었다.
먼저 웃어주는 거울 있다면 (외 5수)□ 허두남
2019-05-30 16:52:17
먼저 웃어주는 거울 있다면 난 하루에도 열백번 거울 들여다볼 테야 나와 똑같게 생긴 아이 밤볼에 볼우물 옴쏙 파며 머루눈 새물새물 해님 같은 웃음 건네면
장미의 얼굴□ 류재순
2019-05-30 16:50:14
서울의 오월은 빨간 장미들이 한창 뽐을 내는 계절입니다. 공원가나 골목길을 거닐 때면 어디에나 영낙없이 담 밖으로 한껏 목을 내밀고 기다렸다는 듯이 길손을 반겨주는 넝쿨장미들의 유혹은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방글방글 꽃잎을 피우며 빵긋빵긋 웃는 모습에 눈길이 사로잡히노라면 생각지 않던 감동과 사색이 몰려옵니다. 벗꽃나무, 철죽나무, 진달래… 이른봄을 알리는 봄꽃들이 한자취 흔적을 남기고 사라질 무렵, 서울의 들녘에는 온통 흰 눈꽃과도 같은, 아니 소복소복 가득 담은 입쌀밥 그릇 같은 이팝나무 꽃들과 노오란 좁쌀을 중간에 살짝 섞은 조기밥 그릇 같은 조밥나무 꽃들이 장관을 이룹니다. 짙어가는 초여름의 짙은 록음 속에서 하얀 별천지를 이루는 경관중 모닥모닥 피여나는 빨간 장미들의 요염하게 튀는 얼굴들이 선을 보일 때면 봄날이라는 아름다운 유화의 마지막 완성품이 됩니다. 마치 물고기에 마지막으로 눈을 그려넣어 살아난 생명체를 발견하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아마 장미는 오월의 녀왕으로 불리는가 봅니다.
눈겨룸 (외 7수)□ 김득만
2019-05-30 16:49:08
거울 앞에 마주선 나와 거울 속의 나 서로간 마주보며 눈겨룸 했지
살구꽃 피는 계절□ 김학송
2019-05-23 15:34:02
-1- 호랑이도 맥이 진해 쉬여간다는 범진령, 그 발치에 자리잡은 그 이름도 정겨운 민들레촌! 순이는 사냥군 아빠와 농사군 엄마의 슬하에서 무남독녀로 자라났다 순이가 갓 일곱살 먹던 해 이상한 바람에 휘말려 엄마는 바다 건너 휘-익 날아가버렸다.
오, 나의 두 다리여□ 최균선
2019-05-23 15:35:28
건실한 두 다리로 온당하게 걸어다닐 수 있는 사람은 남들이 씨엉씨엉 힘차게 걸어가는 모습을 부러워할리 없다. 그만큼 걷기가 습관처럼 된 사람들에게 있어서 절실한 체험이 다가오지 않는 법이다. 나의 경우도 그랬다. 교정에서 물러나와 사무한 신이 된 후 봄, 여름 가을 롤라스케트를 타지 않으면 신들린듯 자전거려행을 하고 겨울이면 빙장에서의 질주를 즐기던 내가 요추간판돌출증으로, 련쇄반응인 좌골신경통으로 지팽이 신세를 지게 되면서 새삼스레 두 다리를 두고 속을 썩이기 시작했다. 길에서 지팽이를 짚고 다니는 불구자나 로약자들을 볼 때면 나도 언젠가 폴싹 해지거나 혹은 어떤 사정으로 지팽이에 의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그저 남의 일 같지 않았지만 아파봐야 아픈줄 안다고 마침내 내가 겪어보니 나의 ‘위대했던’ 두 다리가 얼마나 고마운 기관이였는가를 절실하게 느끼게 되고 내 두 다리가 효자보다 낫다는 항간의 경세지언을 재삼 음미하게 된다.
한 복 (외 4수)□ 리성비
2019-05-16 15:55:54
진달래꽃잎 따서 몸에 맞춰입고 새해 설날아침 아미 숙여 세배하는 녀인 지난 밤, 별자리 살펴보고 이른 아침, 마당 쓸어놓고 산까치 집까치 불러놓고 마루에 앉으시는 흰두루마기.
웃음 그리고 그 뒤□ 김영분
2019-05-16 15:52:55
흥성흥성한 설이다. 비록 한국 수원의 반지하방에서 쇠는 설이였지만 시어머니가 계시는 큰집으로 산지사방에서 가족성원들이 모여들었다. 한국에서 일하던 친척들은 물론 중국에서 출근하고 있는 우리 식구 그리고 조카들까지 모두 모였다. 맛있는 음식을 한가득 차려놓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그믐날을 보내고나니 설날아침, 상을 물리고나서부터 친척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두간짜리 작은 방에 열몇명이 모이니 신발을 벗어둘 자리조차도 마땅치 않았다. 그래도 오래만에 보는 얼굴들이라 반가운 건 이루다 말할 수 없었다.
꽃의 말 (외 2수)□ 강효삼
2019-05-16 15:56:43
파르르 떠는 꽃잎 저마다 말하려다 만 고운 입술들 고운 마음은 고운 언어로 표현된다 만일 꽃이 말을 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을 할가
U락에 매니큐어 칠하기□ 전한나
2019-05-16 15:58:09
사무실 유리문 잠금 장치인 U락(U자 자물쇠)이 잠글 때 버겁다. 이 애, 아픈가? 나는 U락을 한참 쳐다보았다. 보매 이 놈이 생긴건 참 튼튼하게 생겼건만 로출된 U자 앞부분에 빨간 녹이 좀 슬어서 뻑뻑하여 사용이 원활치 않다. 태클을 걸고 있나보다. 그렇다고 살짝 녹슨걸 버린다는건 말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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