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세월을 사랑하면
천도의 은덕 입고
세월을 등한시하면
천도의 작은 벌 받고
세월을 미워하면
천도의 큰 벌 받는다.
12
세월은 제일 공정한 재판관
속세에 금덩이로 빛나던것이
세월의 물결에 씻기고 씻겨
무용지물 썩돌로 드러나고
한때 썩돌로 버림받던것이
세월의 풍수에 구을고 구을러
눈부신 금덩이로 부상하더라
오늘에 정평을 할수 없는건
세월의 흐름에 맡기여두면
어차피 공정한 판결 얻으리.
13
세월은 만리창공 날아가는
비행기의 요란한 깃자락에서
뭉청뭉청 떨어져나간다.
세월은 반공중 스쳐지나는
기러기의 총총한 깃자락에서
몽탕몽탕 묻혀져나간다.
세월은 머리우를 스쳐지나는
흰구름의 촉촉한 깃자락에서
썩둑썩둑 베여져나간다.
세월은 걷잡을새 없이
하늘에서 다 날아가버린다.
14
세월이 퍼붓는 서리를 맞고
머리는 어느덧 허연 백두산
백발 삼천장 하늘에 날린다.
세월에 쫓기는 철새를 보는새에
눈섭도 어느덧 백미오리
검은것과는 등지고 살란다.
세월의 류수를 맛보는새에
수염도 어느덧 산타클로스
세상 애들에게 선물 나눠줘야 하련만.
내 손이 텅 비여
세월앞에 하얀 절 드릴뿐이다.
15
가이없는 세월의 하늘에
해님은 낮에 드는 금시계
달님은 밤에 드는 은시계
지구는 밤낮 도는 동시계
인간은 순간 도는 별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