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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련작시] 세 월

□ 김응준

  • 2008-06-26 20: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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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쉴줄 모르는 염색항아리

이 세상 거물들인

지구의 륙지는

세월속에 푸른물 들었다

누런물 들었다 하고

바다도 푸른물 들었다

하얀물 들었다 하는데

개미 같은 인간이야

아침에 흑발이다

저녁이면 백발이 되고

혹여 백골도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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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종이배에 꿈을 싣고

까마득한 시골 기여나왔다



세월의 쪽배에 욕망을 싣고

거세한 여울목에 노를 젓느라

가녀린 허리는 활등으로 구불고



세월의 선박에 올라탔다만

소망의 언덕에 오르지 못해

아직도 모진 창파 헤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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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이 세상 제일 유정한 어버이다.

잘사는 사람이든 못 사는 사람이든

높은 대통령이든 낮은 초민이든

똑같이 너그럽게 품어주기에



어느 인간들이

세월을 무정타고 탓하는 까닭은

자기가 무정함 모르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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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생에 다문 몇번이라도

하다못해 한번이라도

진짜 행복 맛보았다면

세월에게 허리 굽혀 감사드리세



이 세상에는

진짜 행복 모르고 세월에 묻히는이

가을의 락엽처럼 많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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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의 쪽배를

하나 또 하나 무어

세월의 장하에 띄워보낸다

파도에 밀리워

암초에 부딪쳐

많은것들 자취 감추건만

그래도 욕망은 죽지 않고

다문 어느 하나라도

세월에 자국 하나라도 남겼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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