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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침풍경 (외4수)

김철우

  • 2011-01-21 08:28:36
엇박자에 맞추어
먼지들의 춤시위속에서
아침이 문을 연다

굴러가는 자전거바퀴가
헤쳐가는 안개속에
바람소리 잠이 든 사거리

아직도 술에 취해 비청이는
거리의 간판들이
잠내가 풍기는 눈을 뜬다

두부장사 청청한 목소리가
땅땅 언 길 쓸어가며
지전을 줏는 모습 안겨온다

력서장이 바뀌였을뿐
모든것이 어제의 그대로다
숨가쁜 이 아침.

고목나무


허리 굽은 고목나무
무거운 세월을 짊어지고
노을속을 가고있다

앙상히 야윈 손에
부서진 별빛을 받쳐들고
초점 잃은 눈망울로 해몽하며

바람따라 흔들리는
뒤엉킨 사색의 갈피속에
출렁이는 세상사

아쉬움은 찾아보기 힘들다
미련마저 버린 마음
하늘 향해 날리는 락엽들.

빈자리

천신만고 찾아왔을 때는
이미 꽃은 지고 향기만 남아서
유령처럼 어둠속을 방황하고있었다

뭉게이며 흐르는 운무속
아득히 머나먼 지평선 너머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그림자 하나

순간 나는 분명히 보았다
내안에 활짝 핀 함박꽃웃음이
밤하늘의 별로 솟아 눈부심을

슬픔 안고 아쉼속에 떠날 때는
마디 없는 찬바람만
옷깃속에 파고들며 울었다.

낮달


간밤 어느 미인이 두고간 미련인가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낮잠 자네요

옛말은 옛말대로 꾸겨져 코를 골고
해님은 아롱진 꽃무늬를 그리고

바람은 좋아서 헤식은 웃음으로
신비의 옷섶을 뒤지고

지금의 세월엔 어딜 가나
비일비재 뉴스를 재깔이는 참새들

오늘하루 저물어 어둠이 깃들면
저 달은 똑같은 연극을 놀거다.

굽인돌이

곧게 가던 생각이
굽이돌면
갈길이 나진다
어제와 결렬하고
새롭게 피여나는 푸름에
기대보는 지친 마음

살아가다 정말로
절망의 절벽에 이르면
방향을 바꾸어라

혼돈속을 이리저리 돌다보면
걸림돌은 물러가고
어느새 다가오는 오아시스

옛말소리 구수하게 들려오는
꽃피는 마을에
그대 머물 꿈자리가 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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