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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무너지고있다 (외1수)

김운천

  • 2011-03-11 08:33:44
호랑이발톱처럼 앙칼지던 겨울이
사자의 비명소리를 지르던 날
사람들은 꽁꽁 언 대지의 갖옷속에서도
입김들을 모아 추억을 달구어 겨울을 녹이고있었다
빙설속의 잠꼬대이야기는
이젠 눈먼 서북풍의
태질에 걸리여
마지막 천방야담을 마무리짓고있다
동면을 들고 깨여난 곰이
겨우내의 굶주림을 늘구며
에덴동산을 제패할 욕심으로
발바닥의 엉뚱한 소망을 이악스레 핥고 뜯는다

앞집의 청상과부도 고독을 김매려는듯
구겨진 잡생각을 처마밑에 걸어놓고
구멍난 세월의 창문으로
무엇인가에 굶주린 홀아비들을 넌지시 훔쳐보고있다
겨울이 기와장처럼 와르르 무너지고있다
그속에서 태동하는 봄의 뒤치락소리가
해빙기 성에장이 와지끈 부딪치는 소리에 합류되여
힘차게 새 악장을 엮어가고있다.



시골의 대장간


숨찬 풀무질소리
쇠몽치를 황소의 연장으로 만든다

절주있는 메질소리는
풍년을 안아오는 굿거리장단이다

소철은 콩나물 되고
쇠번재는 반쪼각 기름떡 된다

호미, 낫은 엿가락처럼 늘이고
수레바퀴철테는 둥굴이에게 코뚜레씌우듯한다

말짱 시골재간둥이들이 모여드는
“인재시장”이다

시골의 용광로이다
시골인재는 여기에서 제련된다
허나 지금은 —
보기 드문 시골의 대장간

그래서 시골인재는
자꾸 외지로 도망가는거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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