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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의 미학

곡선의 미학

  • 2011-06-08 15:01:19

중산남얼루 "신항아빠트"로 이사온지도 일년이 다돼오지만 제대로 주변 한번 휘 돌아보지 못했다.
3일전, "동해마트"로 물건 구입 갔다가 택시에 앉아 집으로 오게 되였다. 우중루에서 상해 완중이왠까지 직선으로 쭉 차를 몰아오던 기사아저씨는 중산남얼루로 빙 굽어져 곡선으로 들어오면서 "이런 멋에 차를 모는것 같다"고 하였다.
와아, 랑만이다! 나는 하마트면 소리 칠번하였다.
곡선, 이는 직선만 뇌리에 각인된 나에게 곡선의 의미는 숨겨져있던 향수였고 포근함이였다. 나도 다정한 곡선에 몸을 맡기니 이토록 여유롭고 부드러울수가……
직선보다 곡선이 생활에 여유를 준다는것을 나는 왜 미처 깨닫지 못했을가?
차는 중산남얼루로 곧추 달리고 나의 생각은 어릴적 곡선으로 둥그스름한 원을 그리며 앞으로 달리는 긴 렬차꼬리를 보고 환성을 질렀던 때에 머무르고……
시간은 얼마나 흘렀을가, "신항아빠트의 몇호 대문입니까? " 하고 묻는 기사 아저씨의 말소리에 "예?" 하며 창밖을 내다보니 "신항아빠트"의 정문이였다. 나는 돈을 치르고 부랴부랴 차에서 내렸다. 사실 정문은 나의 집과 가깝지 않았지만……
숱한 짐을 들고 집 가는 길목에서 남편을 만났다.
"왜 택시를 타지 않고?"
"우리 집과 가까운 대문 몇호인지 몰라서 또 손마선질로 저기, 저기로 더 가자고 말하기도 싫고 해서 정문에서 내리다보니……"
남편은 나의 손에서 짐을 몽땅 빼앗아쥐고 씨엉씨엉 앞으로 걸어갔다.
나는 파란 잔디가 손짓하는 산책로의 구불구불한 곡선길에 접어들어 천천히 그리고 삐뚤삐뚤 하게도 걸어보았다. 눈길 머무는 곳곳에는 삶의 내음이 풍겼고 숨쉬는 자연이 있었다. "신항아빠트"의 잘 정돈된 정원에서 삶의 또 하나의 총화, 로부부의 야외촬영이 그림처럼 진행되고있었고 수만개 부채를 펼쳐든 은행나무가지에는 이름 모를 고운 새들이 앉아있었고 곡선으로 머리 깎이운 키작은 자주색 나무는 뒤배경이 되여주는 잔디밭에 은근 슬쩍 미소를 건네주는것 같았고 활짝 핀 붉은 장미는 나더러 삶을 진하게 사랑하라고 고운 눈짓 보내주는상싶었다.
더군다나 꼬마 둘이 앉아 재빛토끼를 쓰다듬는 곡선 같은 고사리 손등에서 삶의 기쁨을 보았다.
나도 가끔은 쪼그리고 앉아 코딱지 나물이나 조팝꽃을 들여다보며 감사하며 천천히 가자, 굳이 세상과 발 맞추고 시대따라 보폭을 빠르게 할 필요는 없지 않는가.
불안해하지 말고 자라는 욕심을 타이르며 천천히 가자, 앞만 보고 그 무엇을 쫓아 달려온 나의 삶, 생각하니 수많은 사연들이 가슴을 적셔온다.
"록음사 비빔밥"점을 꾸리고 회사원들의 예약시간이 지체될세라 배달하며 뛰여다니다나니 대문간판도 바라볼새 없었던 나의 삶, 왜 이 모양으로 살지? 돈 벌자, 누구보다도 더 잘살자, 이런 경쟁 가식어속에서 나는 아름다운 곡선의 참삶은 외면해버리고 직선 코스만 죽어라고 내달렸지……
그 가속도때문에 인생을 즐길수 있는 여유, 배움, 랑만을 잃어버리고 느껴야 할 멋도, 감사해야 할 일도 그저 별로 느낌없이 살아온것 같다.
누군가 내가 사는 모습을 직선으로 표현하였지…… 비빔밥 찬과 양념을 만들고 전화예약 받고 배달가고 이런 나를…… 이런 삶을 소위 "최선"을 다한 삶이라 할가?
안된다. 인젠 더 바빠지고싶지 않다.
시간적, 정신적으로 여유를 갖자. 돈버는것을 삶의 목적으로 정해놓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기 위해 억지로 잠을 자고 아침엔 눈뜨기 바쁘게 그날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고 진종일 넋을 잃은채 뛰여다니는 생활은 더 이상 계속해서는 안된다. 이런 직선의 삶에 나는 또 얼마나 지쳐있는가. 나뿐만 아닌것 같다.
빨리 빨리를 웨쳐대는 이 경쟁시대에서 방향보다는 속도, 멈춤보다는 질주, 느림보다는 빠름을 삶의 가치로 설정해놓고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결과를 위해 무섭게 달려가고있지는 않는지?
이런 직선의 삶은 능률성이 있어 물질적으로는 우리 생활이 많이 풍부해지고 과거보다 더 빠르게 목적지에 도착했지만 과정에서 즐기는 여유는 그만큼 사라져 삶의 의미를 음미할 시간이 없는 우리들은 결국엔 풍부속의 빈곤한 삶을 살아가고있는것 같다. 물질이 향상된 지금 생활은 어딘가 모르게 삭막하고 메마르며 가슴속에 공허한 느낌이 차오르는것은 무엇때문인지?
널직한 아빠트에 자가용 씽씽 모는 그런 외적인 삶이 아무리 화려해도 령혼 깊은 곳에 이런 황량함이 커져간다는것은 슬픈 일이 아닐수 없다.
목표지점보다는 그곳에 이르는 과정이 곧 우리의 일상이고 인생이 아닐가.
그 일상, 그 삶을 잘살고싶다.
출발지와 목적지만 있는 직선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한번 가슴에 손 얹고 곡선이 주는 의미심장함을 다시 생각해봄이 어떨가.
곡선이 쉬여서 부드러운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쉬여야 부드러워질게 아닌가.
"나비도 꿀을 딸 때 일직선으로 꽃을 향해 날아가지 않는다."
이리저리 변화무쌍한 곡선을 그리다가 꽃우에 앉는 나비의 삶을 닮아보자, 하물며 사람으로서 목표를 향해 무조건 달려가는 숨가쁜 삶을 살건 뭔가? 시대의 락오자가 될지라도 삶의 본질을 찾아가는 곡선의 삶은 행복하리라.
나, 이제부터 딱 금그이를 하는 직선의 삶에서 뛰쳐나와 자연 같은 예술 같은 곡선의 삶을 살리라. 옛 우리 선조들의 곡선의 문화, 곡선의 삶을 본받으리라. 우리 선조들은 곡선에 흠뻑 젖어든걸로 안다. 우리의 도자기, 한복, 한옥 등은 곡선으로 그것의 느낌을 참으로 자연스럽고 멋스럽게 담아낸다. 백자와 청자의 선, 우리 옷이 갖고있는 부드럽고 온화한 흐름, 단조로울수 있는 지붕에 덧서까래를 올려 마무리한 건축 등 이렇듯 우리 전통에서 곡선은 빼놓을수 없는 선이 아니던가.
삶의 진정한 휴식과 령감 그리고 인생의 새로운 꿈과 포인트는 곡선의 아름다움에서 나오지 않을가.
곡선은 아름답다. 내여주고 품어주는 넉넉함은 모정 같다.곡선은 더딜망정 그 속에는 인간미가 있고 사람 사는 멋이 있다.어머니의 포근함이 있고 끈끈한 친구간의 우정이 있다.
어울릴줄 아는 삶의 여유가 있고 산업화되지 않은 고향의 향수가 있다. 나는 직선이 압도하는 세상에서 살면서 곡선이 함께 하는 좀 더 조화로운 삶을 꿈꾸며 삶을 계획한다. 나는 오늘부터 도시락 비빔밥 예약 전화오면 "주말에는 휴식합니다"고 말하리라. 그래서 주말이면 늦잠도 자리라.
그래 정말이지 잠 한번 실컷 자는 것도 내 소원중의 하나였지, 그래 자고 싶던 잠도 실컷 자고 여유로운 오후를 고요속에 향기론 차잔에 맡겨놓은채 커피숍의 창너머로 해살도 줏고 찬 하늘로 날아오를 새들에게 시선도 빼앗기면서 또 저녁에는 재래시장에 들려 유기농야채도 바구니에 담아 들고 오다가 주변 상해아줌마들을 만나면 " 눙"하고 인사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와 나직한 음성 머금은 미소로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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