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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속에 당신을 묻고 (외2수)

□ 최옥란

  • 2011-06-24 09:03:18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데

목 빼들고 애타게

부르던 시간

슬픔의 항아리에 빠져

그리움 토해내며

지친 몸 힘겹게 추스린다

추억의 흔적을

한겹한겹 쪼각내

익은 굴뚝에 뿌려놓은 시간

가슴깊이 품었던 소망

눈물 섞어 허공에 흩날려

사라지는 바람에 실려보낸다

어둠속을 걷다가

잃어버린 한줄기

빛을 찾은 시간

잃는것이 얻는것임을

알아버린 세월이

나를 슬프게 한다.

수석

파도의 손길에 밀려

강가에 쓰러진 돌

지나가던 아낙네의

발부리에 채여

가끔 서러움과

아픔을 주는 돌

랭대받던

천덕꾸러기

이젠 토막난 겨울바람에

실려 어디론가 사라지고

어느날부터 내 안에

보물로 다가선 귀한 돌

조용히 눈 감고 귀 막고

입 닫고 숨 쉬는 착한 돌

때늦은 인연이건만 조금도

낯설지 않은 애인 같은 돌

허탈에 젖어

슬픔이 고여도

당신과의 대화에

코노래 흘러나오고

매서운 칼바람

속살 찢어도

당신을 감상함에

새꿈 넘치고

일상 힘든 일

갈길 몰라 허덕이다

당신과의 만남을 떠올리면

금세 기쁨 샘솟구치는

오, 당신은 행복천사

내 인생의 마지막 친구!

엄마와 함지

(민속박물관을 돌아보고)

엄마의 구슬땀

슴배인 작은 배

세월 강 거슬러

민속박물관에 멈춰섰네

다사다난했던 그 세월

올망졸망 자식들 키우시느라

남몰래 가슴앓이 하셨을

가냘픈 모습

온통 고달픔으로 빚어진

된장 고추장 콩두부

그 맛이 익어가는 농가에

엄마의 냄새 피여오른다

신의 혼이 하늘나라 헤매돌아

때론 허전함이 맴돌지만

애틋한 사랑 숨쉬고

파아란 그리움 묻어난다

이젠 모든 걱정

깨끗이 접으시고

골동품 고향인

민속박물관 함지에 앉아

평온한 모습으로

관광객 맞으시는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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