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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례찬

_ 오 경희

  • 2011-08-05 09:09:04

"록음사 비빔밥"을 맡아하면서 회사직원들의 점심도시락을 배달하게 되였다. 처음 1년은 소위 현대식이라는 일차성고급포장지를 썼다. 그러면서 나는 번마다 뜯어던지는 포장지는 환경에도 안좋고 경제적으로도 랑비고 정성도 모자라는것을 느꼈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가 우리 민족 어머님들이 애용하셨던 보자기 포장이였다.

오늘도 보자기는 회사직원들의 도시락을 하나 하나 정성들여 싸고 있다. 많이 다쳐지며 살아온 나의 삶도 귀중하다 귀중하다 싸고 있다. 삶의 무게를 거뜬 쉽게 들어라고 꽁 꽁 싸매주는 보자기의 봉긋 부푸는 서정은 오늘도 보송보송 평화롭기만 하다. 복을 싸는 정성으로 애잔한 사랑을 퍼담는 보자기 싸는 손놀림에 눈물겹다. 예쁘고 동그랗고 모나고 못난것도 가리지 않고 감싸 안으려는 보자기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은 우리 민족 어머님들의 마음씨 같다.

고운 빛깔의 보자기에 미니 시까지 붙여져 싸여진 도시락 하나 하나를 보고있노라니 옥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녀인네의 다소곳한 모습이 떠오른다. 아마 밥, 보자기, 녀인은 잘 어울리는것 같다. 이렇게 보자기에 복을 담듯 도시락을 싸니 맛갈스러워 보이고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도 보존하고 우리의 미풍량속도 함께 살릴수 있어 좋다.

보자기는 보배다.조상들이 물려준 일 잘하는 보배다. 그래서 어머님들은 딸을 시집보낼때 보자기를 꼭 혼수품으로 수십개를 챙겨주는걸가. 횃대보 ,이불보, 소래보 ,책보, 베개보 ,장보 ,떡보, 짐보, 트렁크보, 도시락보... 이 시각도 이건 무슨보 이건 무슨보 하면서

착착 개인 수많은 예쁜 보자기를 함박꽃이 돋친 큰 보자기에 싸주시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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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각종 가방, 트렁크, 포장주머니들이 많고 많아도 여전히 보자기는 유효하다.

지금도 우리는 조상들의 지혜가 묻은 보자기를 잘 쓰고 있지 않은가? 이사짐을 쌀 때 ,례단 보낼 때, 명절 선물 보낼때 ,뭔가를 보관할 때, 장볼 때 우린 요긴하게 쓰지 않는가, 용처에 쓰다가는 잘 접어두면 자리를 차지하지 않아 간수가 편한 보자기는 부피가 큰 물건도 거뜬히 쌀수 있어 매우 유용하고 그것을 받는 사람은 몇번이고 재활용이 가능하니 자원을 절약하는 면에서도 주목할만 하다. 또 보자기는 가방과는 다르게 무한한 변주를 통한 다채로운 활용이 가능하다. 또 보자기는 만나는 사람의 손에서 깔개로도 ,쓰개로도, 덮개로도 ,닦개로도, 앞치마로도 된다. 때에 따라 묶어지기도, 접혀지기도, 풀어지기도, 펼쳐지기도 하면서 자기 령역을 확장시킬줄도 아는 보자기는 일이 끝나면 원래대로 천으로 돌아가 휴식한다. 그저 펼쳐놓으면 한장의 단촐한 천인데 여러가지 일을 할수있는 그것이 보자기가 지닌 신비가 아닐가?

나는 친환경 고급 포장재, 우리 민족의 보자기를 사랑한다.교차하는 량귀를 쓱쓱 손가는 대로 묶어도 멋스러운, 오랜 친구처럼 편안한 보자기를 소리높이 노래한다.

보자기는 정이다.이웃에 오가던 떡그릇 정이다. 이웃집에 가져갈 떡 그릇을 보자기로 쌀 때면 풀 사람을 생각해서 고리를 내여 곱게 매여놓고 정겨운 마음이 일어 혼자 미소를 짓지 않았던가?! 또 누군가 명절 선물을 포장해온 보자기를 후에 재활용하면서 그 안에 들었던것을 생각하고 그것과 련관된 사람을 떠올리며 기억을 보태지 않았던가?!

오늘도 어린 시절, 엄마가 들고 오셨던, 맛있는 그 무언이 들어있는가가 궁금하고 맘 설레이게 했던 보자기를 대했을적 정서를 생각하면 그립기만 하다. 왜 보자기에 싼 선물은 더 깊고 넉넉한 정이 느껴질가... ,

보자기는 력사다.민족이 애환이 담긴 력사다. 전쟁때 선조들이 피난길에 이고 졌던 보따리도 보자기가 아니였던가, 살길 찾아 두만강을 건네준것도 보자기였으리라. 보자기는 우리 민족이 배고프던 고된 삶을 감싸주며 오늘까지 이어져왔다. 보자기는 남의 보리쌀을 먼저 꿔오던 아낙네의 한숨이며, 남의 버린 옷 꿍져오던 나그네의 발걸음소리이다.

보자기는 인내다.녀인의 삶의 시름을 보듬은 인내다. 된 시집살이에 우리 어머님들은 보자기를 싸고 풀며를 반복하면서 마음속 고민과 갈등을 해소시켰으며 또 보자기에 삶의 수를 놓으면서 인내와 사랑을 배웠다한다. 보자기의 여유롭고 부드러운 선이 참고 살아라했을가 아니면 보자기의 감싸주고 덮어주는 포용의 미학이 삶을 살렸을가?

문득, 나는 보자기로 주먹을 싸본다. 핑크빛 보자기는 자기를 치겠다는 주먹도 동그랗게 감싸고 각이 난 네귀를 떨어뜨리며 삶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소리없이 가르치지 않겠는가! 나의 마음에도 감싸주고 덮어주는 아름다움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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