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라이프

산 (외1수)

□ 주광석

  • 2012-02-10 09:24:30

달이 뜰 때

낯선 골짜기

풋내나는 산길을 걸으면

온갖 번뇌와 갈등이 사라진다

이마를 스치는 솔바람

코끝을 차고드는 풋내음

소매를 잡는 떡갈나무가지

머리우를 건너는 푸른 달빛

산은

달이 뜰 때 더 아름답다.

뒤척일수록 새벽은 멀다

둠이 무겁게 내려앉은 깊은 밤

멀리서

아주 멀리서…… 그러다가

점점 더 가까이 들려오는 소리

나무 흔드는 바람소리

아까부터 몸을 숨긴 귀뚜라미 우는 소리

각또각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

들리다가 멈추다가

창문 가까이 다가선듯 하여

눈을 떴을 때

달은 창문을 열고

뿌연 빛을 방안 가득 뿌리고있었다

머리카락 수만큼이나 써내려갔을

당신의 이름이 새겨진 베개

그마저 손끝에서 벗어나 멀리 있다

깊은 밤엔

뒤척일수록 새벽은 멀다.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