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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읽기

□ 최화길

  • 2012-03-02 09:37:24

(1)

우리의 눈에 씌여진

오란 애싹은 연약함이 아니다

생명의 속성을 깨치는 삶의 욕구이다

우리의 눈을 매혹하는

아란 잎새는 현혹만이 아니다

생명의 지속을 열창하는 랑만이다

우리의 눈길 앗아가는

빠알간 꽃은 요염한 자색만이 아니다

생명의 희열을 고양하는 도고한 경지이다

우리의 눈에 살풋이 안기는

금빛 열매는 향기만이 아니다

생명의 열망을 실현하는 고매한 덕성이다.

(2)

네가 보여준것

줄기와 가지와 잎은

눈을 즐겁게 하고

네가 보여주지 않은것

땅속 깊이 묻혀있는 뿌리는

마음을 뜨겁게 한다

그래서일가?

너를 마주하면

는 무엇인가 모자라는듯

보여준것과 보여주지 않은것

어느 한쪽이 기울면

무처럼 튼실하게 클수 없는것.

(3)

파란 옷

빨간 옷

노란 옷

하얀 옷

철철이 겉옷

갈아입는다고

오해가 뒤따르는

나무이지만

모름지기 속으로

늘이는 테

드러내지 않는다

오직

베여봐야

눈부시다

아름다운 광환

사는 진미 아닐가?!

(4)

하늘을 겨냥하고

우중충 치솟는

희망으로 불타는

나무는

한번도 단 한번도

버린적이 없다

땅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뿌리를

척박한 땅이든

아슬한 돌틈이든

꽉 껴안은 뿌리와

한몸이 되여 살고 지고.

(5)

나무가 없는 세상을 련상한다면

얼마나 고달프고 황량한 삶이랴

생기와 활력을 찾을수 없으리

용기와 희망을 찾을수 없으리

리고 무연한 사막이 펼쳐지리

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아는듯 모르는듯

피와 살이 아니다

명과 삶이 아니다

아무런 상관 없는 생명체처럼

뒹굴어도 못본체 스치고있다

마음대로 찍고 베고 뽑고

마음대로 유린하고 살륙하고

하긴 아직도 숲이 우겨져있기에

우리의 일상에 변화는 크지 않아도

불이 되여 구을고있다

발등에 떨어지고있다

항상 눈앞만 챙기는 사람들에게

나무가 없는 세상은 련상마저 끔찍하다

베여진 나무에서 피를 보아라

넘어진 나무에서 자신을 떠올리라

푸르게 크고있는 나무와 함께

우리의 삶은 파랗게 이어지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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