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라이프

중심(외2수)

□ 리근영

  • 2012-08-03 08:52:21

나무는

뿌리를 한줌에 모아쥐고

뿌리들을 땅속 자기 주위에다

둥그렇게 펴놓았다

나무는 또

뿌리의 포진상태처럼

공간에다 자기 가지를

둥그렇게 펼쳐들었다

그래서 나무는

뿌리의 중심이고

가지의 중심이고

생태의 중심이다

중심은

전면성으로 푸르싱싱하고

중심은

완전성으로 꿋꿋하다.

가물타는 귀

땅속에 들어간 말은

마를새 없이

싹터 열매를 맺는데

귀속에 들어간 말은

수분이 없어

싹트지 못한다

하늘은 자주 비를 주는데

저 귀는 왜 자꾸

가물을 타는지……

사막엔 새가 없다

언어식수가 잘 안된다

금방 뱉은 말이

뿌리를 내리기전에

언어파편이 되여

우리 맘에 상처를 입힌다

건실한 묘목같은

쓸모있는 말 유익한 말들

활착률이 높고

피복률이 높은 그런……

인류는 더불어 살기 위해

언어를 사용하면서부터

간단없이 끊임없이

언어식수를 해왔다

그런데 인간이 살아온 수자만큼

또 살아온 그 세월만큼

남는 말이 별로 없다

아, 우리 마음을

파아랗게 물들여주는

그런 록색 언어들이

점점 쓸말이 적어지는

언어사막화를 막고

그 언어사막에다 더 많은

록색언어를 심어준다면

사막엔 풀이 없고 새가 없다

인간들의 무책임은

사막의 고집을 키워주고있다

사막은 그 고마음에 아낌없이

황사를 안겨준다.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