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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속의 별은 아직 손발이 따뜻하다

□ 허창렬

  • 2014-06-12 16:20:53

어느 하늘아래 서러운 별이였던지 이제는

기억에조차 아리숭하다

흔들리는 눈섭,

흔들리는 가슴ㅡ

흔들리는 바람속에서

나의 손발은 항상 따뜻했다

캄캄한 밤하늘눈 내린 보리밭 마음이 가난한 돌멩이

새벽이 휘파람 불며 끌고 오는 저 긴 기적소리에도

어김없이 풀 가위질해대던

여리고 아팠던 나의 잔등

똥별이 지핀 모닥불에 눈물로 꽁꽁 언 몸을 녹여가면서도

그렇게 나의 별은 항상

손발이 가슴보다 더욱 따뜻했다.

지킬수 없는 약속따윈 이제와서

진리조차 아니기에

용서라기보다는 때늦은 관용이나마

내 마지막 자존이라 굳게 믿고

그렇게 억새풀처럼 꿋꿋이 살아온 삶

오늘은 살아서 죽어가야 할 내 인생의 마지막

자서전을 다시 쓰면서

나는 다시 필을 씹는다 이제와서

찢어진 가슴 깁는다는건 녀와가 하늘을 깁기보다도

더욱 어려운 일이기에

사월은 마침내 손발이 아닌 가슴을 먼저 덥힌다

가슴에서 떠오르는 찬란한 별 하나

허이ㅡ허이ㅡ 쾌나 칭칭 ㅡ어절씨구 ㅡ

장구치며 탈춤 추며 노래 부르며

아리랑고개를 혼자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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