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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 신연희

  • 2015-04-13 08:30:08

“책 지기를 만나다”는 오늘 마음 편하게, 오랜 친구 같은 독자들에게 고민을 털어놓듯 책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한다.

솔직히 요즘은 책 한권을 읽는데 일주일이 걸리는것 같다. 최근 한달 동안은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는채 시간이 지나갔다. 매일같이 결정해야 할 일들과 신경 써야 할 일들에 겨를이 없다. 그러다보니 책 한권도 여유롭게 잡아들고 읽어내려갈 시간이 없다. 5페지를 넘기기 무섭게 머리속에 다른 일들이 몽글몽글 피여나고 다시 몸을 일으켜 이것저것 하다보면 책의 흐름이 끊겨 다시 책을 덮어버리고 한다.

그래도 책욕심은 있어서 꾸준히 사들이고 쌓아놓는다.

그리고 며칠전, 좀 쉬고싶다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는 소설을 찾던중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과 처음 만났다. 웬지 이 책은 허전한 마음을 달래줄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사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이라 과연 따뜻한 위안을 받을수 있을가 약간의 불안감도 있긴 했지만 이번에는 제목과 책표지에서 주는 느낌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느낌 그대로 이 책은 참으로 놀랍게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이 소설이 우리가 이미 잃어버린 어떤것을 상기시켜주기때문인건 아닐가?

소설은 히가시노 하면 떠오르는 살인사건이나 명탐정 캐릭터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독특한 추리물이다.

나미야 잡화점에 3인조 도적이 들어와 우리의 마음에 채워준것은 우리에게 이미 판타지가 되여버린것들이다. 이 소설에는 생면부지의 아이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치거나, 부모가 자신들의 고정관념의 틀을 과감히 깨고 자식의 꿈을 지지하는 일화가 등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이런것은 현실에서 없다고… 현실에 끔찍하게 배신당한 경험이 우리 누구에게나 다 있기때문이다.

전도유망한 운동선수가 암에 걸린 남자친구를 사랑하는 방법도, 성공한 사업가가 누군가의 조언에 자신의 삶을 온전히 맡기는 모습도 마찬가지이다. 현실에는 없다. 지금의 우리는 따뜻한 공동체안에서 서로가 좋은 관계를 맺지도 아름답게 소통하지도 못하고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이 소설속 따뜻하고 감동적인 세계를 현실에서 구현하는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지금을 살아가고있는 우리는 배려와 관용이 필요한것이다. 생각해보면 의외로 쉽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거나 고통이 따르는 행위도 아니다.

책속엔 이런 구절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고민상담을 할 때 그들은 이미 정답을 스스로 알고있다. 다만 상담을 통해 그 답이 옳다는것을 확인하고싶은것뿐이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 초조함때문에 삶의 선택의 기로에서 망설인다. 그때 누군가가 자신의 생각을 지지해준다면 그것만큼 힘이 되는게 없을것 같다.

소설처럼 또다시 나를 흥분하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표 다음 작품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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