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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외 3수)

□ 최화길

  • 2015-07-09 16:35:01

밤하늘에 찬연한 뭇별처럼

이 황량한 가을의 들에서

오연히 빛뿌리는 9월의 사랑

뭇꽃의 자색은 어언녕

자취를 감춘 가을들녘에서

너는 생명의 찬가를 부르고있다.

외로움이 뒤따르는 삶이라지만

외로움에 묻혀서야 어찌 삶이랴

적막강산 일점홍 들국화의 넋이여!

갔다가도 다시 오는 세월의 언덕에서

일시의 고독을 불사르는 어엿한 자세

영원앞에 한점의 부끄럼도 보이기 싫어

마음마저 시려드는 가을 한 복판에서

피를 끊이며 심장 높뛰게 하는

정열의 화신,령혼의 불길이여!

이 가을 문뜩

열매가 빨갛게 익어

만방에 향기를 나눠주는

이 가을 문뜩 찾아온 단풍

내 가슴 뜨거웁게 달구옵니다.

자신의 소원은 깊숙이 감추시고

자식의 소원만을 기발처럼 추켜드신

이 가을 문뜩 둥근달처럼

어머니가 우렷이 떠오릅니다.

여리디여린 노란 싹을 보듬어

찬란한 푸른잎으로 바꿔주시고

고운 꽃을 피우기까지 어머니는

어두운 땅속에서 뿌리로 사셨습니다.

열매의 맛과 향은 나에게 주시고

그대로 흙이 되신 우리 어머니

이 가을 나는 문뜩 어른이 된듯

탐스런 그 열매 세상에 바치렵니다.

락 엽

달가운 소원은 아니여도

으레 자리를 내야 하는

차례진 자연의 순리앞에서

서슴치 않는 자세가 돋보인다.

문뜩 다가선 층암절벽에서

오직 흐름을 멈출수 없어

그대로 내리꼰지는 저 폭포처럼

떨어지는 모습이 되려 장관이다.

흩날리는 몸체는 애처로와도

귀근의 령혼은 파랗게 숨쉰다

산산이 부서져도 하나가 되는

물보라는 다시 또 한몸이 된다.

억조창생 살아오고 살아가는

인생의 뜨거운 감동 엮으며

떠야 하는 그 자리서 흔쾌히 뜨는

락엽,그 이름을

재생이라 부르고싶다.

황혼의 련정

단풍이 고운빛을 즐기는

공원의 어느 한 벤취에서

늙은 량주의 마주한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여 발랄하다

혹은 어제의 아름다운 추억일수도

혹은 자손들 첩보의 행복일수도

혹은 오늘의 소중한 희열일수도

혹은 불타는 황혼의 련정일수도

빠알간 저녁노을 곱게 비낀

공원의 어느 한 벤취에서

흘러간 세월을 하얗게 지우고

오늘을 만끽하는 랑만을 본다.

세월에 농익은 따뜻한 련정

두 어깨 나란히 내물이 흐른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락엽을

사뿐히 즈려밟고 내처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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