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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향의 차돌령이여(외 2수)

□ 석문주

  • 2015-08-04 15:49:41
사방이 산으로 꽉 막힌 두메골

동구밖에서 멀리 차돌령을 바라본다

까아만 점이 움직이며 오고있었다

키 큰 군인매부가 와서

사탕이랑 과자랑 아름아름 주었다

아 차돌령이여 너의 너머엔

맛있는 먹을것 그리도 많은가 보다

그리고 왈랑절랑 소수레에 실려

재밌는 영화가 넘어오고있었다

찦차며 트럭이 오고있었다

전기줄이 넘어와 불을 밝히고있었다…

아 차돌령이여 너의 너머엔

대체 뭔 세계가 있는걸가

나의 동심의 무한한 호기심을 자아내고

언제나 그 무엇에 가슴 설레였나니

쌀과 물과 소리와 향기로

꿈을 만들어주고 키워주고

고향은 마침내 나를

높은 차돌령우에 올려 세워주었다

고향 자신의 어깨를 딛고서

드넓은 세상을 내다보라며

희망의 하늘층계 밟고서 올라보라며…

아 고향이여, 못 잊을 차돌령이여!

변세상

어느 한 시교의 산비탈 숲에서

하마트면 소똥무지를 밟을번했네

저런, 숱한 벌레들이

바글바글거리네, 힘이 나서

이마살 찡그리며 코를 싸쥐고

에돌아서 지나가는데

갑자기

머리우의 하늘이 새까매지네

도시를 빙 둘러싼 산발우에

변기인양 털썩 주저앉는 하늘

요란한 방귀소리와 더불어

변을 보네

아하, 이걸 어쩌나?

피할새 없이

하늘의 변벼락을 들쓴 나

보니 온 도시가 새뽀얗네

한참동안 시원하게 변을 보고서

하늘이 파랗게 웃으며 일어서네

온갖 생령들이 와글와글거리네

신나서, 신이 부쩍 나서!

방울소리

봄날

시골에서 밤을 묵는 요즘

꿈만 꾸면 이름 못할 이상한 방울소리

은은히 들려온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밖을 나와 보면

앞뜰에도 살구꽃 하얗게 피고

뒤산에도 살구꽃 하얗게 폈을뿐

방울소리는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앞뜰의 살구나무에 정히 다가서 본다

코를 찌르는 그윽한 향을 맡으며

연분홍이 살짝 물든 살구꽃 응시하다

마침내 뭔가를 발견한듯 환성을 질렀다

꽃잎은 울림판이고 꽃술은 방망이인가

이제 보니 살구꽃이 방울소리 낸거였나

아 꽃방울 봄방울

그 절절한 방울소리 알아듣고

만물은 파랗게 웃으며 깨여나는데

나는 눈을 펀히 뜨고도

도저히 들을수 없나니

향기 풍기는 꽃방울소리 듣고싶다

심금 흔드는 봄방울소리 품고싶다

아 오늘의 류다른 밤아 오렴아

그러면 나 어서 잠들거다

다시 파아란 꿈속에 있어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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