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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묵 (외 6수)

□ 박정화

  • 2015-12-24 14:59:19

소리없이 타고있는 초불 하나

태워버린 사연 깊은 추억

아픈 가슴 너머 알수가 없는

비껴나간 그림자속에

서둘러 찾아보는 님의 얼굴

조용히 그리고 조용히 들려오는

풍경속 남겨놓은 메모

농 부

고운 꿈을 펼친

파아란 언덕 지나

매일 익어가는

애고랑 지날 때

무겁게 지고간 지게

태양을 배달하는 달인

허토일지(虛土日志)

여름날 해변의 축제도 잠잠해지고

땀 흘리던 야자나무 기지개 펴며

별빛 고운 노래 창가에 사뿐히 내리면

행여 우리 님 그 노래 타고 오시나

노오란 은행잎을 태워

백사장의 발자국은

오늘도 잠 이루는 못하는

파도의 요동소리

깊이를 두들기는 풍경

정말 깊지

그 우물은

한평생 마셔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기에 그 사랑은

입으로 말할수가 없으리

사랑이란 시작은 있어도

끝은 보이지 않았다

정말 길지 그 메아리

한평생 들어도

지워지지 않는 그 이름

그러기에 그 사랑은

입으로 말할수가 없으리

사랑이란 마음으로 그려야만 하는

여운속에 여운이

눈물이 완성되는 순간

백만번 되새겨도

자초지종없이 뒤밟는

영문 없는 그리움의 그림자

천만번 불어도

흔적없이 흘러간 발자국우에

홀로 부르는 노래

별빛같이 속삭이더니

달빛처럼 녹여주더니

쌓여가는 눈부신 언약

동 화

하늘아래 선녀가

사이사이 펴놓은

마음 밭

나무군이 작은 도끼 날리며

거닌 산길속으로

꼴깍 토해낸 신데렐라 이야기

계(界)의 례찬

찬비가 흐느끼는 차창가

처마밑에 매달려 칭얼거리는

여름날 고드름

여운 타고 산책을 한다

락엽마저 길 잃은 언덕

그물이 찢어지도록 담아버린

침묵속 마음의 빚

안개 되여 신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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