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라이프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신연희

  • 2016-02-29 08:37:57

전세계 150만부 판매됐고 40개국, 25개 언어로 계약!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로인》과 영화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의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될 이야기이다.

“TV에서 보니 감옥에서는 하루 한번씩 꼬박꼬박 산책을 시켜준다는데 산책은 어쩌다 한번뿐인 로인료양소에서 지내느니 차라리 감옥이 낫겠어!”

스웨덴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의 장편소설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는 다섯명의 로인이 주인공으로 본의 아니게 범죄를 꿈꿔 시작한 모험을 담은 작품이다.

다이아몬드료양소에서 함께 사는 다섯 로인이 보행기를 끌고 다니는 자신들이 범죄를 저지를것이라고는 누구도 의심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강도단을 만들어 국립박물관에서 그림을 함께 훔치는것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이들 로인 강도단은 국립박물관에서 모네와 르누아르의 그림을 훔친다. 그림값 1000만 크로나를 받으면 돈을 잘 숨겨두었다가 그림을 무사히 돌려주고 감옥에서 나오는대로 돈을 찾아 행복한 로후를 보내려는것이다. 로인들은 훔친 그림우에 수채물감으로 코수염을 그려넣어 싸구려 모작으로 위장한 뒤 호텔의 인테리어인척 호텔방에 숨겨둔다. 그러나 그림값으로 받은 돈중 절반을 폭풍우속에 잃어버리고 설상가상으로 호텔에 걸어놓은 그림까지 사라진다. 범죄사실을 립증할수 없게 된 로인들은 무작정 경찰서에 찾아가 자신들이 범인이라며 감옥에 보내달라고 자수한다. 하지만 로인들의 말을 믿어주는 경찰은 한명도 없다.

저자가 우리에게 이 소설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했을가?

이 책에 등장하는 다섯 로인은 모두 우리 자신들의 어머니, 아버지이자 할머니, 할아버지인 셈이다. 로인들도 꿈이 있고 인생의 황혼기를 즐길 권리가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로인들에게 좋은 옷, 즐길 권리, 재미, 사랑 등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릴수 있는 모든것들이 사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태도이다. 이 책은 로인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를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꼬집고있다.

자신만의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사회를 바꿔나가고저 하는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저자 특유의 유머러스함에 포복절도하다가 찔끔 눈물을 쏟아내기도 한다.

로인들만 어렵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로인들이 길거리에서 서로 부둥켜 안고 진한 키스를 하는 장면을 본다면 우리는 어떤 반응을 보일가? 대개는 “이 로인네들이 망령이 들었나” 하며 비웃기 십상이다. 로인을 인간으로 대접하는 대신 료양소에 격리시켜야 할 대상으로만 본다면 그리고 힘도 욕망도 없는 존재로 여기는 이런 사회는 일자리가 없는 청년도 불안한 삶을 이어가는 비정규직 로동자들도 같은 취급을 할수있는 사회가 되기 쉽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로인》과 비교해 보면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는 유머러스하지만 주제는 좀더 무거운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 나온 글 중 주제와 딱 맞는 내용이 있다.

“락엽 지는 황혼기를 맞아 인생을 조금 즐겨보고싶은 로인들이 강도가 되는것 이외에 다른 길이 없다면 그 사회는 분명 뭔가 잘못된 사회임이 틀림없다.”

작가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가 이 소설에서 진정으로 하고싶었던 말은 어쩌면 이런 말이였는지도 모른다.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