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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설의 련정(외 3수)

□ 박문파

  • 2016-03-10 14:58:13

하늘이 내곁, 내곁에

하얀 꽃으로 그윽히 내리던 날

나는 나비

시간의 그을린 내음 터는 비상이여

밥줄에 꽁꽁 매였던

몇푼짜리 임금의 끈을 끊어본다

그리고 잠시나마 유유히

장미의 화려한 련정을 잊는다

라일락 꽃향 같은 리해관계도 없다

초설과의 교감만 하얗게 비밀 연다

다가가 빈손끼리 빈손으로 만나

하늘의 투명한 창호지 너훌너훌 젖히면

초설과 숙제 푸는 향긋한 백년이여

나비의 몸짓도 하얗게 가벼원진다

비로소 하늘, 그런 하늘곁에

투명한 금을 긋는 인생소풍 춤 된다.

꽃의 심상

태양의 빛살을 몸에 두르지 않고서도

낯설은 세월과 웃는 향긋한 마음

파아란 리념에 매달린

뿌리의 언약을 증언하는 지킴이겠지

동그랗게 사랑이 영글기 전

가슴으로 아픔을 웃는 녀인 같네

새들이 노래하고 나비들이 춤출 때

세월의 자궁되여 자연을 영글어가는 꽃

바람들도 꽃들의 심상 알고있었네

휘휘 씨앗들 세상을 용히 안고 도네.

삶과 죽음의 내심

인생은 삶 자체로 싸움인가

태여날 때 주먹 쥐고 왔다면

혼자 산다고 평화와 자유가 있었던가

혼자면 또한 고독과 충돌하던것을

이 세상 나는 누구인가

속도는 시간과 겨루고

소음은 정적과 겨루고

강철은 열과 겨루고

삶은 죽음과 겨루다 비기고

어느것 하나 약자가 없었다

산다는것은 결국 죽음을 위한 향연

나는 도대체 어떻게 죽음을 웃는가

어느날 꽃의 무덤앞에

꽃의 내심은 그렇게 달고 평화로왔다

꽃자리에 대신 잉태된 열매

비로소 예고된 앞날이 발가벗고있었다

죽음의 내심도 결국 꽃의 곁자리

그런 삶은 노을속의 그윽한 평화였다.

모래시계

무심히 모래시계를 뒤엎었다

허공도 시간의 높이를 재이고있었다

또다시 모래시계를 뒤엎어보았다

담금질하듯 시간도 겹겹이 제련되고있었다

그리고 유심히 뒤엎는 반복

모래속에 사르륵 연마되는 시간이 보였다

드디여 모래시계안에서

삶이 보검처럼 번뜩이는 현실을 체념했다

오랜 장인이 시간을 갈고닦는 느낌

모래시계 하나 삶을 꽂아주는 칼집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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