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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욕심

□ 박초란

  • 2016-03-24 13:31:16

로왕은 마을에서 욕심 많기로 소문이 났다. 자기 몫이라면 빼놓지 않을뿐더러 페지 한장이라도 남보다 더 많이 가져야 시름을 놓고 발편잠을 자는 사람이다.

이런 로왕한테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바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여생을 먹고 놀며 게으름을 피워도 남을만한 돈을 챙길수 있는 횡재의 기회가.

오래동안 새벽의 고요처럼 조용하던 로왕네 동네를 지방정부에서 새로 빼는 도로가 지나가게 되여 십여호의 토지와 가옥 일부를 점하게 되였던것이다. 로왕네는 주변의 두쌍 정도 되는 마당과 20여년전에 지은 50여평방짜리 가옥이 도로건설계획에 들어가게 되였다. 지방정부에서는 토지보상금을 톡톡히 치뤄주기로 동네 농호들과 합의를 보았다. 지은지 수십년 된 단층집 한채로 도시거나 그 주변에서 아빠트 한채를 사고난 외에도 별로 크지 않은 가게를 하나 챙겨서 얼마든지 생계를 이어갈만한 보상금이 차려질판이였다. 하여 동네 농호들은 하루밤새에 이게 뭔 횡재냐 하는 뜻으로 얼싸 좋다 입이 귀에 가 걸릴 정도로 기뻐하면서 차례진 토지보상금을 받자마자 이사할 기한이 채 되기전에 모두 시내로 이웃 촌으로 새집을 사고 이사를 떠났다.

하지만 욕심쟁이 로왕은 이 참에 평생 흥청망청 먹고도 남을상만한 돈을 챙길 욕심이 굴뚝같이 솟아났다. 이 기회를 제대로 리용 못하면 부자될 기회는 죽었다 깨도 다시 생기지 않을것은 뻔한 일이다. 평생 오십이 거의 되도록 돈을 팡팡 벌만한 손재간 하나 갖추지 못했기에 절대로 놓칠수 없었던것이다. 그래서 상우에서 콩씨를 고르듯이 머리를 돌돌돌 굴리던 끝에 결정한것이 바로 앉아버티기였다. 소위 말하는 딱 박혀서 빠질줄모르는 “못”으로 되는것이였다.

지방정부 유관부문 관원이 몇차례나 로왕을 찾아왔었다. 지방정부에서는 농호들의 리익을 절대적으로 수호하기에 정부의 결정에 배햅해달라고 로왕한테 사정사정하다싶이 했다. 하지만 로왕은 들은척도 안하고 요구한 보상금 3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죽어도 못 움직인다고 도마뱀이 꼬리를 툭 잘라버리듯 말할뿐 더 말을 꺼내게도 못했다. 막무가내인듯 관원들도 번마다 머리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어깨가 축 처진채로 돌아가군했다.

“칙!”

오늘도 색바랜 양철기와를 인 로왕네 집앞에 까만 승용차 한대가 찾아왔다. 로왕은 문밖을 내다 보지 않고도 승용차가 찾아온 까닭을 알수 있었다. 그러면서 속으론 (칫, 이 로왕을 안 찾아오고는 못 배기지. 내가 요구한대로만 안줘보지? 어디 견디는가.)

정부관원이 문을 똑! 똑! 두번 두드리고는 들어오란 소리가 나기전에 문을 뚝 떼고 로왕네 집안에 들어섰다.

“로왕, 어떻게 잘 생각해보십시요. 우리 정부에서는 보상금을 해당 규정에 따라 최고표준에 드리는것입니다.”

“참, 내가 몇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소? 우리 농민들 땅에 매달려 사는 사람들인데 고것 가지고 집 사고 어떻게 평생 살란 말이우? 특히 나같은 사람은 다른 재간이 없어서 이 집과 이 땅을 떠나면 못산다우. 하기에 내가 제기한 금액을 내놓기전엔 죽어도 못 떠나우.”

“참 이러지 마십시요. 저희도 최선을 다한것입니다. 로왕이 협조해주길 바랍니다.”

정부관원은 그렇게 마지막 한마디를 남기고 돌아갔다.

며칠후 수십대의 트럭, 불도젤, 지게차 등 중장비차량들이 부릉부릉거리며 분주히 돌아쳤다. 땅을 파고 공그고 흙이며 자갈을 나르느라 난리도 아니였다. 그래도 로왕은 집안에서 내다 구경만 할뿐이였다. 언젠가는 정부관원이 돈 들고 찾아오리라 믿어의심치 않으면서. 그도 그럴것이 도로가 바로 로왕네 집을 지나가게끔 설계되여있음을 로왕은 너무 잘 알고있었기때문이였다.

로왕이 매일 집에서 돈낟가리를 쌓을 생각을 하면서 여생을 편안하게 부자행세를 하면서 떵떵거리며 살 생각을 하고 흐뭇함에 젖어있을 즈음에 도로도 점차 형태를 갖춰갔다. 헌데 이게 웬 일이람? 도로가 동네 뒤켠으로부터 직선으로 로왕네 집쪽을 뻗어가는것이 아니라 살짝 피해서 강하지 않은 굽인돌이를 이루면서 유연하게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그제야 로왕은 안달이 났다. 로왕은 총에 맞은 노루처럼 와닥닥 놀라 부랴부랴 정부 해당부문을 찾았다. 하지만 정부관원은 별수 없어서 설계도를 고칠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만 했다.

반년후 고속도로를 방불케 하는 6차로 포장도로가 시내로부터 마촌까지 쭉 뻗었다. 새까만 골타르칠을 한 도로는 해볕에 반짝반짝 빛을 내면서 세상에서 한몫을 할걸 자랑하고있었다. 도로는 지면에서 4메터나 높게 빠지였다. 길량옆의 량화공정도 엄청 잘되여 대도시의 번화한 거리를 방불케 했다. 밤이 되면 맑은 밤하늘의 뭇별들이 그대로 내려앉은듯 번쩍번쩍 빛나는 전등불이 주위를 대낮처럼 환하게 비춰주었다. 그 도로우로 차량들이 물매미마냥 미끌어지듯 시내와 외자기업이 빼곡이 들어선 경제합작구 그리고 마촌으로 줄기차게 달렸다.

그 도로아래엔 헐망한 단층집 한채가 망망한 대해에 버려진 쪽배마냥 가냘프게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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