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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 시 (외 4수)

□ 윤동길

  • 2016-10-13 15:07:28
고요한 밤 내가에 앉아

낚시질 하는 나그네

낚시는 뒤전이고

담배만 뻑-뻑

마른 풀잎 바스락소리에

귀를 강군다

어디선가 귀여운 놈들이

밀회를 하는가보다

물 건너 치마폭 펄럭이는

저 낚시군은 웬 놈인데

바지가랭이 걷고 건너갈가

아니면 낚아올가.

밤낚시

수정궁의 별나라

별나라속 호수가에

금빛 쌍낚시 드리우고

열심히 수련한다

별들도 반짝반짝

동동이도 깜박깜박

별 하나 금붕어 하나

동무하여 올라온다

바람도 잠자고

달빛도 희미한데

낚시에 지쳐 잠들었나

둥근달에 반해 잠꼬대 하나.

붕어

투구 쓰고 철갑옷 입고

시퍼런 날창에 화살도 한짐

큰입도 넙적넙적

온 세상 삼킨단다

넙-적 삼켰다

홀-랑 잡혔다

고기인지 미끼인지 모르니

눈만 커서 무얼 하나

먹지도 못하면서

기어코 먹으려고

실수에 실패만 거듭하니

생각은 있어도 기억이 없는가보다.

낚시부부

남선생이 녀학생을 가르친다

낚시코는 요렇게 매며

천태만상의 동동이 움직임은

신중한 분석과 판단을 요구한단다

내심성과 지구력은 낚시군의 기본

알면서도 한번 참았다 들면

무조건 일석이조란다

녀쓰프가 남제자를 가르친다

감자는 돌로 부수고

대파는 맨손으로 뚝뚝 자르며

세치네탕은 그래도 된장맛이 나야 한단다

구수한 어죽의 향연속에

팔을 걸고 맞잔하는

백세시대의 낚시부부

붉게 타오르는 석양이

묘연한 추억을 불러온다

네가 나를 따랐던가

내가 너를 낚았던가.

낚시이야기

그 옛날 소시적에

두만강 낚시는 유일한 향락이였지

싸리나무 낚시대

미영실 낚시줄

빠알간 지렁이 미끼로

돌쫑개 가물치 넙적붕어

다래끼 넘친다

재치 있게 후려치는 털낚시

낚시끝에 매달린 메뚜기는

산천어 송어 잡이에 땀동이 쏟고

열발들이 줄낚시에는

처마밑 고드름 달리듯

버들개 모래무치들이

줄줄이 매달려 춤춘다

인생은 낚시질이였던가

농사일 낚인것도 운명인가봐

강냉이떡에 미나리장국 먹고

조이밭 콩밭 김 해를 넘긴다

무명옷 해여지면 낚시줄로 기워입고

팔간집 집체호 단칸방 차지하고

분별없는 책읽기에 등잔불 밝힌다

어쩌다가 이 빠진 큰 사발에

모두부 받아 먹을 때가 제일 좋았지

어느 한번 겨울철

참나무 꽉 박아 실은 발구가

가파른 내리막길에 바람이 났었지

발구에 넙죽 엎디여 눈 감고 기도만 드리다

잉-잉- 귀가엔 매서운 바람소리

툭-탁 툭-탁 반주소리 요란하다

도끼도 잃어지고 털모자도 날아갔는데

발구는 요리조리 나무사이 에돌아

쏜살같이 개판으로 내리쏟는 모습

두만강급류를 헤가르는 산천어 방불하다

산기슭에 도착해 떡 버티고 선

온몸이 촉촉히 땀으로 젖어있고

가쁜 숨 거세게 내뿜는

나의 구명은인

그러고보니

내가 소띠인 리유 알것 같다

부평초신세에

꿈만은 언제나 황홀하였다

판사 검사 변호사도 좋지만

시인이나 작가를 낚아야지

그래도 노벨상 낚으면 더 좋을걸

대학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와

어엿한 인류공정사로 되였겠다

돌쫑개 버들치 붕어들과 더불어

세상만사를 가르치고 배워가면서

일월을 바꾼다

낚시는 집착이였던가

고래희에도 꼬부랑 낚시뿐

벤츠표 전차 타고

잠수함에다 전자탐지기에

원거리미사일까지

상어나 고래라도 잡아낸단다

인생은 낚시

그 언제나

웃음주머니 메고 낚시하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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