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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을 어떻게 할가요?

신연희

  • 2016-11-07 08:43:57

“서른이 되고 마흔을 넘으면서 이제는 결혼식보다 장례식을 더 많이 가게 되더라.”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엄마를 하늘나라에 보낸 뒤 슬픔에 잠겨 했던 말이다.

그때 문득 어느날엔가 꼭 나에게도 다가올 부모님의 부재에 대한 불안감에 밤잠을 설쳤다.

바로 그때 집어들었던 만화책, 코바야시 유미코와 타키노 미와코의 《우리 부모님을 어떻게 할가요?》, 만화로 구성되여 편하게 읽은 책이지만 마음만은 무거웠던 책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제 40대에 들어간 녀고 동창생 3명이 장례식장에서 만나는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한명은 독신, 한명은 맞벌이 부부, 마지막 한명은 싱글맘, 각자 처지가 다르지만 슬슬 나이가 들면서 웃세대 어른들이 아프기 시작한것 같다. 그들의 가족, 간병, 로후, 주변인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들이 책안에 소복히 담겨져있었다.

독신의 카스미의 할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해 계신다. 할아버지를 간병하던 엄마의 갑작스런 허리통증으로 대신 병문안을 자주 가게 되면서 카스미는 병원에 흐르는 여유로운 시간과 할아버지와의 대화에서 왠지 모를 위로를 받는다.

맞벌이 부부 하루카는 다리가 불편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어느날부터 치매기를 보이는 시어머니가 걱정되여 남편에게 의논하지만 믿어주지 않는다. 업무에 시달려 어머니를 돌볼 시간이 없는 남편, 일과 간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며느리의 간병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가?

리혼후 중3 아들과 친정으로 돌아온 싱글맘 사요는 아버지의 급작스런 암선고에 충격을 받는다. 평소 술을 좋아하고 황혼 리혼을 한 아버지, 아버지가 없는 집을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고 불안하다. 항상 티격태격하며 지내던 딸과 아버지 그리고 나이답지 않게 의젓한 아들이자 손자 이렇게 세 식구가 준비하는 가족의 리별에 대한 이야기였다.

부모님의 로환과 죽음이라는 누구나 경험할수 있지만 말하기는 어려운 이야기를 4컷으로 보기 편하게 풀어냈다. 여러가지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여럿 있지만 그중 “가족에게 말할수 있는것, 타인에게 말할수 있는것”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 한것이 기억에 남는다.

수명이 길어졌지만 아픈 상태로 지내는 기간이 더 길어지고있는만큼 이 책에 나오는 일들은 벌써 현실로 다가오고있다.

일본 30, 40대 녀성들의 눈물을 핑 돌게 한 녀자들을 위한 감동만화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 만화책은 우리 삶의 진솔하고 다양한 모습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려 현실감이 살아있다. 사람은 모두 세월의 흐름과 함께 늙고 쇠약해져가기에 로년의 부모님을 가진 자녀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수 있는 우리네 사는 이야기이다.

현실적이 따뜻한 책이였다.

우리 부모의 죽음을 마음 깊이 그리고 천천히 마주하는 감동의 코믹 에세이였다.

생각하기도 싫지만 생각해야만 하는 그런 이야기를 담담하게 담아낸 작가는 간병하는 쪽과 간병 받는 쪽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기 위해 실제현장에서 간병일을 하는분과 가족들을 만나서 취재도 했다고 한다.

작가는 책 출간을 앞두고 이렇게 말한적 있다.

“멀지 않아 년로한 부모를 본격적으로 보살피게 될 사십대, 칠십대의 부모가 있는 저도 당사자 중 한명입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년로한 부모와의 관계를 유지하면 좋을가? 그런 불안감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겠죠. 간병을 하는 쪽과 받는 쪽의 심정을 고루 그린 이 만화를 통해 여러분 가족이 서로 앞날에 대해 생각하고 또 얘기할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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