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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

□박진화

  • 2017-01-13 09:02:48

가끔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볼 때가 있다. 나는 과연 행복한가?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여기 오로지 자기가 좋아하는것을 향해 삶의 모든 열정을 쏟아붓는 귀여운 녀인이 있다. 영화 “플로렌스(跑调天后)”의 주인공인 음치 쏘프라노 플로렌스다.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노래를 좋아하지만 자기가 음치인줄을 모르는 플로렌스, 그녀의 남편이자 매니저인 베이필드는 플로렌스가 공연을 할 때마다 악평을 막느라 바쁘다. 게다가 서서히 음치맞춤연주가로 되여가는 피아노연주가 맥문, 그들 셋이 펼치는 이야기는 흥미롭고도 가슴 짠하다.

플로렌스는 유명한 공연장의 주인이자 사교계에서도 발이 넓은 부자였다. 공연을 열고싶은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찾아와 도움을 청했으며 음악에 대한 그녀의 공헌도 아주 컸다. 그러던 어느 하루 한 쏘프라노의 공연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플로렌스도 노래를 하겠다고 선언한다.

많은이들에겐 놀림감이 되지만 남편과 돈의 힘으로 플로렌스는 자기가 음치인 사실을 알지 못한채 즐겁게 노래를 부르며 살아간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음치라는 사실 말고도 평생 안고가야 할 병이 있었다.

18살, 잘못된 첫 결혼으로 매독에 걸렸으며 그녀는 이 아픔을 간직한채 살아왔다. 당시 의학수준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였지만 그녀를 지탱해준것은 오로지 위대한 음악의 힘이다. 따라서 음치라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것은 그녀가 음악을 대하는 자세이다.

여기에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첫눈에 반한 남자 베이필드와 두번째 결혼을 하게 되지만 프로렌스가 갖고있는 병때문에 그들은 정상적인 부부의 관계를 유지할수 없었다.

낮이면 그림자처럼 플로렌스의 곁을 지키고 안해가 잠들면 퇴근하듯 정인의 집으로 돌아가는 남자, 보통의 녀인이라면 눈치 채고도 남음이 있을 일에 대해 그녀는 오로지 남편의 사랑을 굳게 믿으며 행복하게 살아간다. 과연 그들사이의 사랑을 어떻게 정의 내리면 좋을가?

한편, 플로렌스가 과연 처음부터 자기가 음치인 사실을 몰랐을가 하는 의문도 없지 않다. 어쩌면 그녀는 찾아온 행복을 놓치고싶지 않아 오로지 보고싶은것만 보고 듣고싶은것만 들으면서 자기에게만 속한 행복의 정원을 가꾸고싶었던건 아닐가? 그러고보면 그녀는 몰랐던것이 아니다. 남편의 외도도, 자기가 음치라는 사실도… 알고있었지만 아직 남아있을지 모르는 자기에 대한 남편의 1%의 사랑과 음악에 대한 무한한 열정으로 잉태된 1%의 가창력을 믿었다. 그녀 눈에는 오로지 그것만 보였을것이다. 매독으로 앓고있는 자신에게 남은 1%의 삶의 희망처럼! 그리고 그녀는 끝까지 해냈다. 부박한 현실에 상처받지 않도록 자신을 보호해주려 애쓰는 남편의 정신적사랑을 얻었으며 세인이 동경하는 카네기음악홀에서 개인음악회를 열었다! 그리고 불가능하게 50년을 살았다!

“음악은 내 삶이예요. 우리에게 밥보다 모짜르트가 더 중요하지요…”

또한 마지막 순간 플로렌스가 한 말도 무척 감명깊다. “내가 노래를 못한다고 말할수는 있어도 아무도 내가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고 말할수는 없을거예요.”

음악도 그러하거니와 삶의 모든것들도 마찬가지다. “잘한다”와 “못한다”의 궁극적인 기준은 어디에 있을가? 플로렌스는 오직 마음으로 음악의 힘, 그 위대한 에너지를 느꼈고 음악이 주는 행복을 만끽할줄 알았다.

귀청을 째는듯한 그녀의 노래를 들으면서, 코믹스러운 그녀의 생활을 엿보면서 웃음이 터져나온것을 참지 못했다. 그럼에도 가슴이 짠해 눈물이 핑 도는것은 나뿐만이 아니리라.

부언하자면 이 모든 이야기는 력사상 최악의 음치 쏘프라노로 꼽히는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이다. 여기에 얼마전 골든 글로브 평생공로상을 받은 메릴 스트립(梅丽尔 斯特里普)의 뛰여난 연기가 얹어져 웃음과 감동을 모두 가질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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