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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맞이하는 “우리 가락”

여울민족기악그룹 15번째 정기연주회

  • 2017-04-24 08:11:37

성큼 다가온 봄의 길목에서 아름다운 선률의 우리 가락이 겨우내 움츠렸던 지친 몸과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어준다.

그곳은 지난 19일 “봄이 오는 소리”를 주제로 한 여울민족기악그룹의 15번째 정기연주회 현장이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위해 2년 가까이 한결같이 힐링의 공간을 선물해온 여울민족기악그룹이 완연한 봄의 귀환 앞에서 또 한번 특별한 순간을 마련한것이다.

우선 공연의 시작은 황해도지방의 민요 “몽금포”로 열었다. 첫시작이니만큼 귀속을 파고드는 낯익은 선률로 객석의 마음을 선점하려는 시도가 상큼했다. 이어 가야금 산조의 명인 안기옥이 작곡한 곡 “새봄”이 다시한번 관객들의 귀를 자극한다. 때로는 힘있게 때로는 섬세하게 봄을 맞는 산과 들과 꽃 그리고 새들의 울음소리까지 가야금으로 그려냈다. 작곡가가 표현하려 했던 자연의 솜씨를 그들의 손끝에서 빚어진 가야금소리로 확인할수 있었다. 손가락의 감각으로 연주를 한다는것, 우리 전통 악기 연주가들에게는 큰 자부심이다. 아픔을 온전히 견뎌내야 또한 그런 고통을 딛고 수없이 갈고 닦아야만 좋은 소리가 나온다는 믿음때문이다.

한편 가야금산조 가락에 중중모리 장단이 가지고있는 특유의 흥까지 얹어 듣는이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호기심과 감탄이 가득한 사람들의 시선 사이로 여울민족기악그룹의 꿈은 더욱 빛났다. “소외시당하는 민족악기를 다시금 빛내보이겠다”는 그들의 꿈은 이전보다 더욱 영글어가는듯했다.

또한 매 악기의 특성을 잘 살려 편곡한 합주 “숲속의 잔치”, “해피데이”를 통해 화려하면서도 진중한 민족악기의 진수를 맛보았고 “도화 너 그리며”민요를 통해 민족가요의 멋을 다시한번 즐길수 있었다.

해마다 오는 봄이라고 다 같은 봄이 아니라고 했다. 이날 연주회도 전통의 뿌리에서 끌어올린 자양분으로 지금의 우리가 들을수 있는 새로운 음악 잎사귀들을 밀어내고있었다. 한뽐씩 차곡차곡 이어가고있는 민족악기의 진보를 바탕으로 관객이야말로 성장을 공감해나가는 가장 중요한 주체가 아닐가…그에 대한 답을 이곳에서 찾은듯싶다.

마지막 무대는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다섯명의 주자중 김순화(해금), 함금화(가야금), 채레나(소해금), 박미령(가야금)과 안예화(저대), 안룡철(피리), 박추월(가수), 강경복(장고), 한성호(기타) 등 게스트들이 함께 봄이면 생각나는 대표곡중 하나인 “고향의 봄”을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악기들의 향연으로 봄의 정취를 한껏 더해줬다.

무엇이든 필요에 의해 새로움이 창조되는것이 아닐가? 빠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오늘날, 음악도 피할수 없는 법. 이미 다양한 쟝르로 구분되여지고 현대화되여가지만 발전과 대중화에 앞서 우리가 지키고 담아내야 하는 민족의 소리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안방마님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길 그려본다.

민미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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