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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죽음 또는 우화 -오규원(1941~2007)

□ 오규원(1941~2007)

  • 2017-05-10 13:44:50
죽음은 버스를 타러 가다가

걷기가 귀찮아서 택시를 탔다

(…)

죽음은 일을 하다가 일보다

우선 한잔하기로 했다

생각해 보기 전에 우선 한잔하고

한잔하다가 취하면

내일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내가 무슨 충신이라고

죽음은 쉽게

내일 생각해 보기로 한

이유를 찾았다

(…)

술이 약간 된 죽음은

집에 와서 TV를 켜 놓고

내일은 주말여행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건강이 제일이지―

죽음은 자기 말에 긍정의 뜻으로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고는

그래, 신문에도 그렇게 났었지

하고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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