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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란 거짓말이다-김파 령전에

□ 최룡관

  • 2018-01-04 13:54:58

김파 형이 갔다고

새파란 거짓말이다

친구여 친구여

다이아몬드 게임이 한창인 데

스물일곱 황제가 력사극을 공연하는 데

하얀 메아리새가 훨훨 날고 있는 데

태양의 종소리가 울리고 있는 데

흰 돛이 순풍을 타고 가는 데

그의 붓끝이 두 주먹을 쥐고 달리고 있는 데

김파 형이 갔다고

새파란 거짓 말이다

친구여 친구여…

그의 발자국에서 새들이 날아나고 있다

그의 손바닥에서 강물이 설레고 있다

그의 얼굴에서 태양이 빛나고 있다

그의 눈에서 해살이 쏟아지고 있다

그의 옷깃에서 바람이 나붓기고 있다

그의 손가락에서 달빛이 놀고 있다

김파 형이 갔다고

새파란 거짓 말이다

친구여 친구여

한 알의 모래에서도

한 방울의 이슬에서도

한 송이 도마도에서도

하나의 풀잎에서도

하나의 나무초리에서도

한오리 황소털에서도

그의 숨결이 따스하고

그의 말소리 열리고

그의 담배불이 반짝이고

그의 잔에 흰 술이 넘치고

그의 사발에 국수가 있는 데

김파형이 갔다고

새파란 거짓말

하지 말자 하지 말자 하지 말자

친구여 지인이여.

※2017년 12월 28일, 중국조선족 시단 중견시인 김파선생이 향년 76세로 타계했다. 그는 지난 80년대, 조선족 문단에 현대시 시론 《립체시 시론》을 발표, 《태양의 종소리》, 《다이어몬든 게임》 등 많은 시집과 장편소설 3부작 《흑색의 태양》 등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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