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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자세 (외 3수)

리기춘

  • 2018-01-11 14:20:17

달력에 자주 멈추는

내 눈동자에

즐벅해지는 애수

자기 세월 미워하는

구박에 아프다

바보 같이 아프게 살면

인생이 억울할 것 같아

아픔없이 즐거워지는

행복방식을 고민하니

성숙되는 삶의 자세가

몸과 마음을 부추긴다

계절이 스치는 가슴에

달력을 고이 묻어두고

고운 습관을 발명하여

자기 세월을 사랑하며

여생을 푸른 산에 맡겨

내 젊은 날을

단단히 붙잡아두리라

그리움 3

달빛의 은은한 애무에

외로움은 잠들었는데

잠들지 못하는 그리움

낮선 길목에서

목 매여 기다리며

길게 바라보는 아픔

애잔한 아픔이

자름자름 이어지면서

보얀 숨결 사이로

비몽사몽이 오락가락

긴 시간에 짧게

어둠을 헤쳐나온

내 령혼 눈을 뜨니

낮익은 그림자

창가에 얼룩지였네

간밤에,

님이 왔다갔나 봐.

추억

청청 하늘에

달이 잠든 밤

몽롱해진 꿈은

점점 짙어가고

주름에 맺힌 이슬

옛 이야기를 적신다

안에서 모대기던

녹쓸지 않은 것과

하얗게 엉킨 사연

가만히 꺼내보니

락서한 문자들은

바람에 날려가고

말쑥해진 기억이

창문을 열어준다

어둠의 뜰안에

지난 세월 반짝이니

달이 잠든 밤

달은 잠 들어도

잠이 없는 별들이

가슴에 스며든다.

솔밭련정

솔밭에는

잡내없이 신성한

솔향기 풍요롭다

솔향기에 취해

예쁜 솔바람과

멋진 솔바람이

부둥켜안고 솔솔

사랑을 속삭인다

솔밭사랑 부러워

지나가던 해살도

머물다 가는 솔밭

엇갈리는 세월의

색갈을 무시하고

그냥 푸르른 솔밭

푸른 정조 지키는

솔바람 솔사랑에

청순하게 맑은 감각

솔바람 솔사랑을

싱싱하게 가꾸는

솔밭은

계절을 외면하고

속세를 멀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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