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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목의 소리 (외 2수)

□ 김옥결

  • 2018-02-01 15:19:44
라목의 소리
한줌 가녀린 해빛 아래

허허벌판에 서서

추운 라목의 소리를 들어보라


긴 겨울

알몸 하나로 버텨내는

쓰디쓴 소리에 귀 기울여보라


천지에 뒤덮인 회색빛 공허

어떠한 허울도 거부하는 빈 공간


겨울

허허벌판에 서서

라목의 뿌리 깊은 곳에서

멀리- 얼어붙은 강바닥에

주저앉는 세월의 무게

깊은 절망의 노래를 들어보라.


송년

길었던 겨울이여

어둠을 사랑했던 날들이여, 안녕


길 우의 가난이여

슬픈 집시의 운명이여, 안녕

한마디 작별의 인사도 없이

떠나간 사람들이여


마지막 청춘의 무덤 우에

텅 빈 집을 짓던 날들이여

안녕, 안녕.


운 명

온 곳과

가야 할 곳을 모르는 것


비온 뒤에

무지개 비치듯

리유없이 찾아오는 것


조용한 얼굴로

일생의 진통을 안고 오는 것


일생의 한이 되고

일생의 등불이 되고


무덤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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