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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눈부신 해돋이를 바라보며

□ 김동진

  • 2018-02-01 15:20:32

무술년 새해의 찬란한 아침해살이 우리가 딛고 올라가야 할 시간의 층계를 비추고 있다. 새해의 눈부신 해돋이를 바라보며 생각이 깊어지는 것은 이마의 주름과 함께 한살 더 늘어나는 부질없는 나이 때문만이 아니다. 새해란 살아있는 사람에게 하사한 하늘의 선물이요, 은총이기 때문이다.

나는 울렁이는 가슴으로 새해의 첫 층계 우에 내 생명의 소중한 발자국을 올려놓는다.

어김없이 365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진 높은 고개- 이것이 새해이다. 비바람,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심장이 약동하는 생명은 이 계단을 오르지 않으면 안된다. 이 계단 우에서 인간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만나게 된다.

손으로 만질 수도 없고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이 미지의 층계는 결코 평탄할 수가 없다. 가시밭도 있을 것이고 비물이 고인 웅덩이도 있을 것이며 천둥과 번개도 만날 것이다.

이 층계를 하나씩 오르면서 생명은 또 천만가지 소리를 만나게 된다. 얼음이 풀리는 소리와 진달래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를 들을 것이며 오곡이 마디를 뽑는 소리와 번개를 만드는 천둥소리를 들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늘이 파아랗게 높아지는 소리와 우수수 락엽지는 소리를 들을 것이며 눈이 하얗게 내리는 소리와 제야의 밤을 밝히는 둔중한 폭죽소리를 들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전생의 인연으로 정해진 그리고 이승의 법칙으로 마련된 세상과 인간의 만남일진대 어느 것인들 소중하지 않으랴?!

나는 그 많은 소리가 만들어주는 빛과 향으로 나의 가난한 마음그릇을 살찌우련다. 그러면 나도 하늘이 준 선물로 황금의 부자는 아니더라도 마음의 부자로 될 수 있을 것이다.

희비애락으로 반죽된 길 우에서 아무리 주먹으로 땅을 치며 삶의 고달픔을 하소연해도 눈물을 믿지 않는 세월은 동정의 손길을 내민 적이 없다. 한즉 새해의 눈부신 해돋이 앞에서 둥둥 뜨는 기분은 차분히 가라앉히고 마음의 탕개와 새 출발의 신들메를 바싹 조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포부가 있어야 하고 용기가 있어야 하며 신념이 있어야 하고 실천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인들이 가르치기를,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지만 꿈이란 분투하는 자를 외면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분투의 다리로 365개의 층계를 오르면서 365송이의 꽃을 피우고 365수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저 눈부신 새해의 해돋이 앞에 부끄럽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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