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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에서 쓸개즙, 커피믹스까지 계면활성제의 모든 것

  • 2018-05-15 16:28:03


물과 기름은 섞이지 않는다. 화학적으로 답하면 기름 분자는 분자 전체에 전자가 고르게 퍼져 있어서 +극과 -극이 나뉘지 않는 비극성 분자이고 물은 분자 하나에 두 개의 극이 존재하는 극성 분자이다. 극성 분자는 극성 분자끼리 비극성 분자는 비극성 분자끼리만 서로 섞인다.

이렇게 섞이지 않는 두 물질의 경계를 활성화시켜서 섞이게 하는 물질을 ‘계면활성제’라고 부른다. 다른 이름으로는 유화제라고도 하며 대표적인 례가 비누다. 우리가 비누를 사용하는 리유는 물로만 제거되지 않는 기름성분의 오염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고대 로마의 플리니우스는 페니키아 사람들이 염소 기름과 재로 비누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글로 남겼다.

비누를 만들 때는 강한 염기인 수산화나트륨과 수산화칼륨의 함량을 정확하게 지켜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세탁비누는 세척력을 우선으로 하고 사람의 피부에 장시간 닿지 않을 것을 예상해 강염기의 함량이 세수비누보다 높다. 세수비누는 제조 과정에서 산성 물질을 첨가하거나 염기를 좀 더 약한 종류로 사용하여 피부에 대한 자극을 줄이는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

비누는 물에 들어가서 기름때와 만나면 동그란 모양의 마이셀을 형성한다. 기름때를 비누의 친유성기가 둘러싸면 음전하를 띤 친수성기가 물과 섞여서 안정한 상태가 된다. 다음 헹구면 기름때 마이셀이 세탁물과 떨어져 물속에 섞이게 된다.

비누는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천연기름과 양재물로 만들어진 효과적인 기름때 제거용 계면활성제로 재료가 천연물이기 때문에 자연에서 분해도 잘되는 물질이다. 비누가 가진 문제점으로는 비누의 음전하를 띠는 극성머리 부분이 경수의 칼슘이온이나 마그네슘 이온과 만나면 침전을 형성하여 세척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비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극성머리 부분을 구성하는 원자를 다르게 설계해 만든 물질이 합성세제다.

합성세제는 비누와 거의 비슷한 분자 구조를 갖고 비누의 작용을 똑같이 수행하지만 센물에서 침전을 만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

쓸개즙의 주성분도 계면활성제이다. 쓸개즙은 사실 간에서 만들어져서 쓸개에 농축, 저장되였다가 십이지장으로 분비돼 지방의 소화를 돕는 물질로 생명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계면활성제이다. 소화액이 아니고 소화보조액이라고 칭한 리유는 지방을 실제로 분해한다기보다는 지방을 물과 섞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쓸개즙처럼 생물체에서 만들어진 화학 물질 중에서 그 안전성이 확인되여 식품 첨가제로 사용되는 계면활성제로는 ‘레시틴’이라는 물질이 있다. 레시틴은 닭알 노른자나 콩기름에 많고 인체에서는 간이나 뇌에서 다량 발견되는 물질이다. 닭알 노른자와 식용유, 식초를 넣고 마요네즈를 만들 때 서로 잘 섞이지 않는 식용유와 식초를 섞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닭알 노른자의 레시틴 성분이다.

이와 비슷한 례로 카세인산나트륨이 있다. 원래 카세인은 우유 단백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단백질 분자이지만 물에 잘 녹지 않는 성분이다. 우유를 고온에서 수산화나트륨과 결합시켜 물에 잘 녹을 수 있는 카세인나트륨으로 만들어서 뽑아내면 물에 잘 안 녹는 부분과 물에 잘 녹는 부분으로 구성돼 비누와 같이 기름과 물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계면활성제로 작용한다. 안전한 물질이므로 식품 첨가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런 레시틴과 카세인나트륨은 여러 식품에 유화제로 많이 리용되는데 커피믹스에 바로 이것이 들어있다.

일반적인 커피믹스는 동결건조한 커피가루, 설탕, ‘프리마’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식물성 크림으로 구성된다. 이 중 커피가루와 설탕은 뜨거운 물에 잘 녹지만 야자유를 고형화시켜서 만든 식물성 크림은 물에 잘 녹지 않는다. 뜨거운 물에 녹였다고 하더라도 커피가 식거나 량이 많아지면 기름이 물 우로 둥둥 뜬다.

대부분의 사람은 기름이 둥둥 떠 있는 커피를 마실 생각이 없을 것이다. 따라서 커피믹스 성분에는 반드시 유화제라는 이름의 계면활성제가 들어가야만 한다.

아이스 커피믹스는 찬물에도 잘 녹는 장점을 가진 커피믹스다. 아이스 커피믹스를 찬물에 잘 녹이기 위해서는 일반 커피믹스보다 좀 더 효과가 분명한 유화제가 필요하다. 즉 아이스 커피믹스에는 일반 커피믹스보다 강력한 계면활성제가 들어간다는 얘기다.

《생활 속 화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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