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일
□ 리향옥

2018-07-05 15:54:52

매년 단오절은 중국 법정휴일인데 나는 일본회사에서 출근하느라 일본 법정휴일을 쉬고 있었다. 혹시 주말과 겹치는 날을 내놓고 단오절에 쉬여본 적이 거의 없었다.

다들 아시다 싶이 중국 법정휴일은 매년마다 거의 비슷하다. 원단, 음력설, 청명, 5.1국제로동절, 단오, 추석, 국경절이다. 그중 음력설과 국경절은 한주일 정도 쉬고 나머지는 주말을 합해서 삼일 정도 쉰다.

일본 법정휴일은 거의 매달마다 있다. 휴일의 명목이 너무 다양해서 10여년을 일하면서도 모두다 기억을 못했다. 원단과 5.1절 휴가기간이 긴데 일주일 내지 10일 정도 쉴 수 있어서 그 시간을 즐기군 한다. 그리고 법정 휴일외의 주말은 그대로 쉴 수 있다.

딸애는 매달마다 내가 쉬는 날을 고대 기다린다. 남들이 다 출근하는 어느 평일, 나는 아침 일찍 딸애를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아침시장을 둘러본다. 찬란한 해살을 맞으며 시장을 봐서 몇가지 채소거리와 이쁜 과일을 여러가지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녁에 딸애에게 뭘 해줄가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해본다. 평소에는 바쁘다는 핑게로 그냥 간단하게 먹고 늘 외식하기에 거의 달마다 쉬는 평일에 나는 직장인이 아닌 평범한 가정주부가 되고 가족에 충실한 하루가 되여버린다.

창문을 열어놓고 통풍을 시키면 따스한 바람이 내 머리카락을 살랑살랑 어루만진다. 베란다에서 씩씩하게 자라는 꽃에 물을 주고 언제 자랐는지 모르는 풀들을 뽑고 무성하게 자란 잎사귀들을 가위로 곱게 잘라준다. 밀린 빨래를 세탁기에 돌리고 청소를 하고 남은 시간은 드라마에 푹 빠진다.

점심에는 혼자서 간단하게 챙겨먹고 오후에 낮잠을 잔다. 따뜻한 해빛이 침대를 어루만지기에 포근함을 듬뿍 안고 아주 시름을 놓고 편히 자군 했었다. 오후 3시 50분에 시간을 맞춰 딸애를 마중하러 학교 문 앞까지 간다. 평소에는 확원(托管班)에서 마중 가서 숙제를 시키기에 엄마가 집적 마중 가는 날에는 딸애는 아침부터 아주 설레여 하군 했다.

학교 문 앞에서 활짝 웃으며 깡충깡충 뛰여오는 딸애를 보면 나도 몰래 설레인다. 조그마한 손을 꼭 잡고 돌아오는 길에서 딸애는 학교에서 발생한 일들을 참새처럼 재잘재잘 잘도 얘기한다. 집에 돌아와서 숙제를 시키고 저녁준비를 해서 애아빠를 기다리는 아주 평범하고 안온한 가정주부가 되여버린다. 그것도 거의 매달마다 하루 정도만 말이다.

그런데 중국 휴일에 나 홀로 출근할 때면 참 아침마다 기분이 착잡하다. 특히 명절은 가족과 함께 하고 싶은데 일 때문에 홀로 출근해야 하는 심정, 참으로 처량하기 그지없다. 아침길에는 청소하는 비자루소리가 유난히도 높게 들리고 참새가 짹짹 노래를 부르고 전철 안에는 자리가 남아돌아서 누워도 될 수 있는 정도이다.

그리고 빌딩에는 출근하는 몇몇 회사만 불빛이 듬성듬성 비치고 복도도 어둑어둑해서 기분이 더 침울해진다. 다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즐길 때 우리는 컴퓨터 앞에서 맡은 바 일을 착실히 하고 있다. 내가 원해서 하는 일이기에 기분이 착잡해도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

직종에 따라서 휴일패턴이 가족과 틀리는 게 참 많은 것 같다. 청소부는 눈이 오든 비가 오든 명절이든 상관없이 매일 아침 일찍부터 청소를 시작한다. 의사, 렬차원 그리고 비행사 등등 직종에 따라 휴일이 틀리게  되여있어서 아마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지 않을가 싶다. 그래도 열심히 벌어서 사랑하는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사명감과 행복감에 버티고 있는 게 아닐가.

금년에는 둘째가 태여나는 바람에 1월달부터 산후휴가를 냈다. 덕분에 나는 철저한 가정주부가 되였고 매일매일이 휴일 아닌 휴일이 되여버렸다. 육아에 이런저런 일이 겹쳐서 출근보다 더 바쁜 일상이 되였지만 충실한 삶이여서 그리고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좋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휴가도 아껴서 열심히 보내련다.

금년 단오에는 산후휴가중이라 가족과 함께 지냈다. 아마도 다음해 단오가 되면 나는 어김없이 아침일찍 일어나 홀로 출근길에 올라야 할 것이다.

휴일 패턴이 틀려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여있지만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출근할 때는 일에 충실하고 시간마다 알차게 열심히 사는 게 후회없는 인생이 아닐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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