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두각시인생 (외 2수)

2018-08-30 16:30:51

곧게 가라기에

에돌며 헤매지 않았고

욕심을 버리라기에

손에 쥐여진 것조차도 망설임없이 놓아버렸다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

지금에 와서 뒤돌아보니

희미한 발자국마저 남아있지 않다


나무그늘에 앉아

나는 새들의 날개짓이라도 흉내 내볼 걸

봄 한철

여러 꽃의 향기라도 알아둘 걸


텅 빈 손에

텅 빈 속에

텅 빈 머리

내 것이 없다


곧게 가란다고

욕심을 버리란다고

무심히 흘려보낸 세월

그렇다 할 아픔 한조각마저 내게는 없다.




늦가을 들녘같이

쓸쓸하고 삭막한 마음에

더 이상 시는 없습니다


그리운 만큼

시를 쓰던 내게

외로운 만큼

시를 쓰라 하시는 건

너무나 잔인한 일입니다


그대 없는 봄은

꽃이 피여도 향기가 없고

그대 없는 하루하루는

혹한의 겨울입니다


비물인지

눈물인지

분간할 수 없는 슬픔에

목 놓아 통곡할라 치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정한 음성

그대, 그대입니다


짙은 어둠이 밀려가고

꿈속에서 부르는 그대 이름

시가 되였다가

차거운 새벽이슬로 사라집니다


그대 없이

내게 시는 없습니다.


그대가 아니라도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봄바람이 그토록 좋았던 건

그대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름 모를 새소리

음악처럼 들리고

꽃잎 안고 흐르는 강물이

그토록 눈부신 것도

그대가 있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대가 아니라도

봄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


노래하기 위해 태여난 새와

얼음 밑에서도 흘러야만 하는 강

그대로가 운명인 것을


예고없이 왔다가

몇방울의 눈물을 기어코 거두어가는

붉은 계절의 쓸쓸함도

그대와는 무관한 자연의 섭리인 것을


굳이 그대가 아니라도

세상은 충분히 아름다운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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