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별곡 (외 1수)
□ ​​ 신철호

2018-09-13 16:28:45


지나가는 골목길에서 옷깃처럼 스쳐도

바람에 락엽이 휘날리다 발아래 떨어져도

인연이라는데 소중한 인연이라는데


소나무 푸르른 와룡산기슭 넓은 전당에서

열혈들이 하나의 휘장을 가슴에 달고

파도처럼 밀려와서 파도처럼 떠나갔다


해란강이 길게 가리마를 그어놓은

어느 버덕의 산비탈 옥수수밭에서

빚에 눌려 등에 졌던 별들을 더듬 듯이


때로는 세월의 가파른 벼랑에 막혔다가

때로는 강물처런 창창 흐르는 길을 따라

산전수전의 인생길에 발을 올렸다


그 누가 끌어준 길도 아닌 나만의 희망으로

봄이 오면 봄처럼 가을이 오면 가을처럼

타향을 고향으로 살아왔다


그때는 정녕 몰랐던가

그때는 쫓기 듯 달리기만 하면서 몰랐던가

다시 찾아 맺은 인연이 짙게 푸르러


반백의 갈림길 모퉁이에 서서

거룩한 기념탑의 등불에 마음을 비추며

무거웠던 과거를 쉽게 풀어내노니


스승님이라 부르는 찬란한 기념탑이

어느 제자들의 마음엔들

쵸몰랑마봉보다 높게 서있지 않으랴


이제 인연의 자물쇠를 기념탑에 잠가두고

사계절의 오가는 바람에 더 향기로운

옛말들이 즐겁게 휘날리도록 하리라.



세월은 록수처럼 그리움은 청산처럼


어느 바위틈에 방울로 솟아 웅덩이에 넘쳐

푸른 하늘 저 먼곳을 우러러

청산이 내여준 계곡을 따라 어느 바다로 가든

록수는 영영 간 것이 아니다


봄날의 눈석임처럼 희망으로 달리고

가뭄으로 땅속에 스며들어 절망처럼 끊기고

장마로 굴레 벗은 말처럼 한스럽게 사품치고

철판 같은 얼음 밑에서 숨을 죽인 듯 고요해도

청산은 록수가 백만 굽이를 돌아도

오로지 바다로 흘러드는 줄 알고 있다

청산은 록수가 혼자가 아니라

형제자매 모여 함께 가는 줄 알고 있다


세월은 록수처럼

곧게 빠르게 느리게 기세차게 흘러흘러 15년

그리움은 청산처럼

뿌옇게 파랗게 누렇게 하얗게 돌고돌아 15년


청산은 록수의 긴긴 자취를 자락에 적어두고

록수는 청산의 모습을 가슴에 품고

청산이 불러주는 바람의 노래소리에

록수의 사계절은 꿈으로 엮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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