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집 옛터에서 (외 2수)

2018-11-02 09:14:07

초가삼간 고향집은 언제 허물어졌나

지푸라기 하나 찾아보기 어려운 옛터

지금은 누군가가 채마전으로 가꾸고 있네


도마도 자라는 저곳에 가마와 부엌이 있었지

아버지가 불 지피고 어머니가 밥 짓던 모습 떠올리니

저렇게 빠알갛게 탐스럽게

도마도가 익는 까닭을 알 만하겠네


감자가 자라는 곳이 밥상 차리던 구들이였지

단란히 모여앉아 웃음꽃 피우던 장면이 삼삼거려

저렇게 하아얗게 소박하게

감자꽃이 피여남을 짐작하게 되네


여기 채마전 옆에 민들레가 수줍게 피였네

후루룩 입김 불어 씨앗을 날리니

너울 쓰고 시집가던 누나 생각이 간절하네

줄당콩이 자라는 곳이 부모님 주무시던 방이였지

밤마다 꾸시던 꿈을 안고 줄당콩이 뻗어오르니

하늘문 열어 제낄 푸르른 열쇠를 가득 달았네…


투명한 고향집이 서있는 옛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깃든 곳

싱싱한 채소들을 정겹게 보고 또 보노라니

어쩌면 살붙이처럼 한가슴에 와닿네.


고요한 시골 논밭을 바라보며


내 어릴 적 이맘때면 들렸네

사랑 찾는 요란한 개구리 울음소리

시골의 논판과 산천을 들썽하였네


벼포기 뿌리 밑에 쌍쌍이 짝을 지어

아기자기 청록색 사랑을 하니

벼들은 푸르싱싱 무럭무럭 자랐네


그때 그 이밥이

어찌나 구수하고 감칠맛 나던지

생각하면 지금도

개구리 사랑맛이 군침으로 감도네


정말 그립네 량볼의 바람주머니를

풍선처럼 부풀렸다 줄였다 하며

신기한 풍금을 타는 모습이

사랑을 연주하는 장쾌한 합동공연이…


물방울


잎새에 열매에 동그랗게 맺혀

숨을 쉬며 빛을 심어주며

땀방울처럼 열심히 일을 하던 물방울


생명의 뿌리에 스미고

피부에 깃들고 혈관에 흐르며

치렬하게 세상을 키우던 물방울


마침내 시간이 되였습니다

내물이 되여 강물이 되여

감뛰며 딩굴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서는 별들이랑 해빛 달빛이랑

밥상에 가-득 차려놓고 기다리는

드넓은 사랑의 품이 있습니다


보람 있는 작업을 마치고

퇴근길에 올라 발걸음 재촉하는

환희로운 저 모습이 정말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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