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림해설원’, 눈 덮인 밀림을 누비며 야생동물 지킨다
우리 성 최초의 삼림공안 스키순찰대를 찾아서

2018-11-05 08:48:23

황니허림산구에서는 겨울철마다 현대판 ‘림해설원’이 ‘상영’된다. 다만 주인공은 군인이 아닌 황니허삼림공안국 삼림경찰, 피추격자는 산적이 아닌 밀렵자라는 것, 보다 현대화한 스키와 스노모빌이 추격수단으로 동원됐다는 점이 다르다.

2015년 10월말에 조직되여 2016년 2월부터 순찰 일선에 투입된 우리 성 최초의 스키순찰대, 3년째 겨울마다 눈 덮인 밀림을 누비는 야생동물 지킴이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지난 10월 18일, 황니허삼림공안국에서 만난 순찰대 대장 조귀흠(50세)과 부대장 가충원(39세). 스키순찰대는 ‘탄생비화’부터 남달랐다.

황니허삼림공안국의 스키순찰대는 우리 성에서 최초로 설립된 삼림경찰 스키순찰대이다.

“스키순찰대가 조직된 건 한차례의 실패한 작전 때문이였습니다.”

부대장 가충원이 바로 그 작전에 투입됐던 대원이다. 요약하자면 이렇다. 밀렵자가 나타났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해 덫을 설치한 곳을 찾아내고 순찰대원 4명은 남아 덫을 철거, 나머지 둘은 덫을 놓은 밀렵자를 추격하기로 했다. 그렇게 저녁 8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 넘어까지 추격했지만 끝내는 밀렵자를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발견한 것이 도주하던 밀렵자가 버리고 간 메돼지 가죽으로 자체제작한 스노보드 한쌍, 무릎까지 푹푹 빠질 정도로 눈이 두텁게 쌓인 밀림 속에서 두 발로 스노보드를 탄 밀렵자를 추격해 체포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해준 사건이란다.

“밀렵자들의 장비가 날따라 발전하고 있습니다. 경찰들도 뒤처질 수 없죠. 최상급 스키 10세트, 스노모빌 4대 그리고 황니허삼림공안국에서 운동신경이 가장 뛰여난 경찰 12명이 모여서 저희 스키순찰대가 구성됐습니다.”

대장 조귀흠부터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 출신이다. 부대장은 롱구선수 그리고 나머지 10명 모두 군인 출신이  아니면 체육학교 졸업생들이다. 평균년령이 34~35세에 달하는 스키순찰대 대원들은 사실 평소에는 삼림사건정찰대대, 형사사건정찰대대, 파출소 치안대대, 파출소 부소장, 교도원, 조서 정리를 비롯한 문직까지 포함한 다양한 부문에서 근무하는 경찰들이다. 그렇게 일상 근무를 하다 음력설 전후, 메돼지 번식기와 같은 겨울철 밀렵 고봉기가 되면 스키순찰대로 합류해 출동하는 기동대인 셈이다.

“삼림경찰의 밀렵자 추격은 별다른 기교가 없습니다. 체력전이고 지구력전입니다. 끝까지 견지하는 쪽이 이기는 겁니다. 저희가 밀렵자를 체포하려면 최소 10~20킬로메터의 산길을 달려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스키와 스노모빌은 저희 삼림경찰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것과 다름없죠.”

훈련중인 순찰대원들.

부대장 가충원은 황니허림산구의 겨울철 불법수렵사건 거의 전부를 스키순찰대에서 검거할 수 있었던 원인을 이같이 귀결했다. 2016년 음력설, 상마장림산작업소에서 20킬로메터를 추격해 메돼지 밀렵자 6명을 나포, 2017년 1월 사냥개 두마리와 함께 메돼지를 사냥한 밀렵자 나포, 배낭려행객으로 둔갑해 국가 2급 보호동물인 들꿩 4마리를 사냥한 밀렵군을 나포한 것도 이들 스키순찰대 대원들이다. 3년간 스키순찰대 대원들의 루적 순찰 려정은 총 6000여킬로메터에 달했고 불법 수렵자 9명을 나포했으며 4000~5000개의 사냥덫을 제거했다.

“멍들고 살이 찢기고 까지는 것쯤은 정상 부상 범위입니다. 다들 운동신경이 뛰여난 덕인지는 몰라도 지금껏 큰 부상은 없었습니다. 다만 상대하는 밀렵자들이 렵총, 창과 짐승의 뼈를 도려내는 칼을 소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저희 순찰대원들도 총기 소지는 필수입니다. 이 점이 가족들을 걱정하게 만들죠.”

그럼에도 “우리 일은 결코 위험한 건 아니”라고 강조하는 조귀흠 대장, 올해는 오프로드 얼음수송차량과 무인기를 추가로 도입해 밀렵자 검거 강도를 높이고 사회구조 기능도 더한층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전했다.

겨울철 순찰 대비 비상식량과 비상약품이 차곡차곡 준비중이다. 19만 6000헥타르의 황니허림산구에 눈이 덮이면 스키순찰대는 또다시 출동이다.

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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