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먼길 걸어가야 할 숙명

2018-11-30 09:00:19

얼마 전, 단편소설 <턱관절>로 제37회 연변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한 조은경(36세, 본명 조홍매)은 “이 상은 문학의 길을 계속해서 걸어나가라는 뜻으로 준 격려의 상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밖에 나가면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것 같아 뿌듯하다. 글쓰기라는 기나긴 려정에서 이제야 출발선에 다가왔음을 알려준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고 심경을 고백한다.

어릴 때, 이웃집에 사는 외사촌오빠의 책을 ‘도둑’질해 보는 것을 시작으로 문학에 흥취를 갖게 되였다. 또한 문학청년이였던 오빠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관심도 생겼다. 하지만 글쓰기로는 먹고살기 힘들다며 부모님의 반대의견이 심했고 그녀 또한 좀더 안정적인 길을 가고 싶어 오랜 시간 글쓰는 일을 외면하려고 애썼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저도 모르게 자꾸만 이쪽을 기웃거리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동안 간간이 끄적이기도 했으나 본격적으로 글을 써야겠다는 엄두는 내지 못했다.”

그런 그녀가 오래동안 마음에 품고만 있던 글쓰기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재작년 가을쯤이라고 한다.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들로 머리속이 복잡했고 글이라도 써야 살아갈 리유가 생길 것 같았다.”는 것이다.

“스스로 글쓰기에 특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시는 너무 어렵고 짧은 문장 속에 주제를 명확하게 드러내야 하는 수필도 아직은 어렵게 느껴진다. 글을 쓴다면 제일 먼저 세대갈등을 다루고 싶었는데 소설이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절대 소설이 쓰기 쉽다는 건 아니다. 쓰고 싶은 것에 대해 매일 조금씩이라도 쓰고 수정해내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끝이 보이는 날이 있었다.”

비록 작품마다 그녀 나름 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그녀가 가장 애착이 가는 건 소설 <턱관절>이라고 한다. 이 소설로 조은경은 연변문학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다른 소설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내에 완성했지만 이 소재로 이렇게도 할 말이 많았었나 신기할 정도”였다며 그녀는 “정말 쓰고 싶었던 소재는 쓴 기간이 짧았을 뿐만 아니라 그 속의 등장인물들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고 밝혔다.

“글쓰기는 자기표현의 욕구를 실현하는 방식중의 하나인데 부단히 자신의 내면을 점검하고 치유받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문학의 필요성이나 효용에 대해서 거창하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범위를 좁혀서 나 자신에 맞춰 말하고 싶다. 지금 내가 어떤 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지, 그걸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는지, 그럼에도 남는 문제는 무엇인지 부단히 생각하고 표현하면서 해결하고저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고민하고 있는 건 나 개인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사회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조은경은 또 “상처받고 고민하고 갈등하는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보여주고 싶은데 늘 어렵다.”고 고백한다. 주변에서 한번쯤 만난 것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 갈등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잘 드러내는 그런 글을 쓰는 것이 목표이며 하여 누군가 그녀의 글을 보면서 아, 저 정도면 나도 쓸 수 있겠구나 싶을 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소설, 그것만으로도 소설 속에 내재된 감정에 공감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그런 글쓰기를 하고 싶단다.

이제 글쓰는 행위는 그녀에게 ‘먼길 굽이굽이 걸어가야 할 평생의 숙명’ 같은 것이 돼버렸다. 마치 ‘턱관절’이 어쩔 수 없이 안고 가야 할 질병인 것처럼. 박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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