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외 4수)​​□ 김현순

2019-01-11 08:46:06

부서진 시간 꽈악

움켜잡은 정토

씨앗은 풀떡이는 심장에

발톱 박는다


들숨과 날숨

파랗게 살 섞을 때

쉬여버린 거짓말

꼼지락…

제 이름 핥는다

눈 감은 바람

자장가 접는다


옷 벗은 밤안개 가물가물

빨간 아픔 깜박이며

개똥벌레

별을 수놓는다.


어느 새벽의 타는 진실


작은 가시가 아프다고 고아댄다

소리의 뼈는 굵다

부스럼 난 귀바퀴

좀먹은 세월

어둠은 풍산개가 물어간다


사랑은 부질없는 보석

뺨 맞은 약속 길가에 나앉아

사구려 부를 때

피를 문 들장미, 카텐 뒤에 숨어

까만 얼굴 감싼다


한숨이 재 되여 날려갈 때

바람은 스스로를 키스하며

미쳐버린 하루의 가슴 만진다.


그리움


실팍한 약속이 뼈 골라내여

문가에 걸어둔다

문이 열렸다 닫힐 때마다

잘랑잘랑 뼈들이 합창곡 연주한다


봄 물고 오는 제비의 부리는 노랗다

하얀 것일 수도 있다, 아픔이 살랑 물려있는…

창턱에서 맴돌던 향기

애완견 눈동자 속으로 쏘옥 들어가

네각 뻗고 하품할 때


꽃잎 잡아뜯으며 빨강, 빨강…

이슬은 토막난 울음

속으로 삼킨다


가뭄든 터밭 말라붙은 봄달래

풀죽은 한숨 고개 쳐들면

사려문 송곳이 입술을 터친다.


공백


티켓 잃은 땅땅한 기억

렬차에서 뚝뚝 뛰여내린다

소스라쳐 놀란 심장

팔딱이는 하루가 딸꾹질한다


꺾어진 노래 날개는 크다

말라붙은 욕망 고개 쳐들면


담쟁이풀, 칡덩굴…

엎디여 기면서 사막 핥는

찢겨진 혀바닥


사금파리 거친 숨결

눈 감고 깜박깜박

편지를 쓴다.


인 연


고향이 어디냐 묻길래

멈춘 곳 가는 곳이라 일렀더니

지나가던 하늬바람

터진 입술 만져주었다


사랑도 짐이라

흔들어 뿌리치니

봄이 저만치

할딱거렸다


옷 벗은 나무가지

눈꽃의 입맞춤


풍경소리 합장하니

빛으로 다가서는 아침

고요한 바다가

손바닥에서 넘실대였다.

김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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