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외 1수)□ 김옥결

2019-01-18 08:37:35

삭풍 몰아치는

허허벌판에 나서 자라


집 아닌 집

인연 아닌 인연들


내 어린시절 동무였다


아득히 펼쳐진 무의 세계

나와는 다른 얼을 지닌 사람들


오로지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낯설지 않은 모국어의 향기만이

내게는 유일한 보루였다

한줌 볕이 그리운 허허벌판

이 민족의 후예로 나서 자라

늘 마음 한켠

야성처럼 울부짖는 한이 있어


내 령혼은 또한

집없는 바람을 그리워하고

길 우의 들꽃을 사랑하고

광활한 들판의 공허를 사랑한다


언젠가-

살아온 시간들 만큼이나 낯선

사랑 문득 찾아와 내 반쪽 심장을

훔쳐가버렸다

그리하여 반으로 가벼워진 삶을

안고 다시 나는 길을 떠나련다


내 속에 찬란한 아침해의

피가 흐르고 있으나

지는 해의 신비 역시 갈망한다


그리고 언젠가-

별들이 잔잔히 노래하는 저녁

내 육신 한줌 뿌연 재 되여

사라져버릴, 어느 쓸쓸하게

푸르른 저녁 또한 갈망한다



11월의 오후


바람 잠 들고

그리움은 잠시

출타중인 어떤 날


조금 쓸쓸한

한낮의 정적이 좋아


맨 얼굴

마른 해볕아래

기대여보는


잎 지는

11월의 오후


님 떠나고

눈물 그친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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