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행 말고 사람 좇는 디자이너로…”

2019-03-15 08:47:16

패스트패션, 싼 가격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패션 취향을 즉각 반영해 빠르게 옷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패스트패션이라는 말과 함께 계절마다 수많은 옷이 만들어지고 동시에 한 시즌이 끝나면 엄청난 옷이 버려진다.

중국자원종합리용협회의 통계수치에 따르면 지난해 버려진 의류페기물은 2600만톤, 이를 티셔츠의 수로 계산하면 년간 수십억벌 이상이 쓰레기로 버려진다. 이와 같은 의류페기물로 인한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여기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들도 동참하면서 지금은 지속 가능한 패션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점점 늘고 있는 추세이다.

자신의 브랜드 런칭을 목표로 연길시 발전부근에 자그마한 편집샵을 개업한 방성화(29살) 디자이너와 12일 그녀의 작업실에서 만남을 가졌다.

그녀는 “요란하고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동안 간직하는 옷을 만드는 게 꿈이다. 오랜 시간 단정하고 단단하게 옷장을 지키고 세월이 지나도 늘 그대로, 눈길이 오래동안 머무는 기본에 충실하고 이야기를 품은 옷을 만들고 싶다.”고 털어놓는다.

장춘의 한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한국 이화녀자대학 패션디자인학과 석사과정을 마친 뒤 패션디자인학원에서 1년을 넘게 실력을 다진 방성화의 작업실에 걸려진 옷들은 패션업계 출신답게 절제된 감각이 느껴진다. 그 흔한 리봉이나 레이스, 꽃무늬와 같은 장식을 볼 수 없다. 색상도 회색, 검정, 흰색, 베이지 등 무채색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단조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나치게 꾸미는 것을 싫어한다. 옷도 화려해서 튀는 것보다 입는 사람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채색을 주로 쓰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어린시절부터 “그림 꽤 잘 그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게다가 복장업에 종사했던 어머니가 어린 그녀의 옷을 직접 만들어 줬다. 그 영향을 받아 원단을 보고 바느질하는 것을 좋아했고 고중시절부터 혼자 쇼핑을 다니면서 나름의 시장조사를 했으며 대학시절부터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면서 패션감각을 키우고 자연스럽게 디자이너를 꿈꾸게 됐다.

류학시절에는 무조건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옷 디자인에 시선을 빼앗긴적도 있었다. 하지만 실용성은 무시한 채 류행만 따르다 빛도 보지 못한 채 무더기로 버려지는 옷들을 보면서 문득 “류행은 대체 누가 정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무조건 류행에 치우친 옷보다는 내가 사는 세상과 괴리감이 없고 사람 이야기가 다분하게 들어있는 옷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이 자주 가고 오래동안 질리지 않게 입을 수 있는 옷은 너무 튀지 않으면서도 입으면 입을수록 멋이 살아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패션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끌림을 리해하고 나니 그녀의 이후의 전개는 빨랐다.

귀국 후 바로 지금의 작업실을 오픈했다. 국내 크고 작은 원단시장과 복장제조공장을 돌기 시작했고 소비자들의 취향에 대한 시장조사를 하면서 차근차근 그녀의 감성이 담긴 ‘26may’라는 자체 브랜드 런칭에 가까이 다가갔다. 거품이 많이 낀 패션상품 대신 좋은 소재, 좋은 봉제, 좋은 가격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싶었다는 것이 자체 브랜드 런칭 리유다.

아직 크게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벌써 그녀의 옷을 좋아하는 충성 고객들이 생기면서 주문도 들어오고 있다. 흔하지 않는 고객 맞춤형 디자인 옷인지라 오래 질리지 않게 입을 수 있겠다면서 행복해하는 고객들 표정에 그녀도 흐뭇함을 감추지 않는다.

“우리 옷을 사기 잘했다는 고객들의 말을 들을 때 이 업을 선택한 게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 디자인도 소재도 패턴도 내가 제작하고 고른 것이다. 물론 불안하기도 하지만 설레면서 떨린다.”

솔직한 그녀의 고백이다.

그녀는 자기의 옷을 한 단어로 ‘존중’이라고 표현했다.

‘밥벌이하느라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일을 존중하며 로동하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그런 로동이 고객들로부터 존중받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음을 어렵지 않게 보아낼 수 있었다.

그녀에게 요즘 가장 행복할 때를 물었다. 솔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주문받을 때.”

물론 막 창업한 립장에서 돈은 곧 생존이다. 하지만 꼭 모든 것이 돈 때문만은 아니다. 자신의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표정만으로도 행복해진다고 하니 그녀의 패션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리해되기 시작한다.

그녀는 종이에 스케치하는 시간 만큼 직접 만드는 데에도 시간을 많이 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어떤 소재를 사용함에 있어서 제한점이 발생하면 그 도전을 즐기기도 한다. 때론 새로운 소재를 선정하는데 그만큼 어려움이 따르지만 그것을 나만의 스타일로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배움이 있다. 그녀에게 다양한 소재는 언제나 흥미로운  이야기거리다.

글·사진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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