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목의 아름다움□ 안수복

2019-04-12 08: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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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나간 자리에 물감이 번지듯 퍼지는 신록의 기운은 겨우내 움츠린 사람들의 감탄을 크게 자아내고 마음 설레이게 한다.

해마다 봄이면 팝콘 같은 하얀 꽃을 가지 가득 매달고 있는 앵두나무며 나무줄기에 찰싹 달라붙어 몽글몽글한 오얏꽃과 꽃자루 끝에 성글성글한 꽃이 매달려있는 배꽃이 그리워 원예사로 원근에 소문이 자자한 선배 작가님이 가꾸고 있는 과수원을 찾는다.

봄엔 이상하게 꽃이 먼저 달려온다. 싹이 트면 푸른 잎이 돋아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연두빛 향연은 꽃이 머문 자리에 조화롭게 어울린다.

그런데 자두나무에 자두가 열리는 건 당연한데 앵두꽃이 피고 살구도 열리는 것이 선배작가님의 이벤트이다.

두 눈이 화등잔이 되여 보고 또 보아도 자두나무에 연두색 꽃봉오리와 붉은색 살구꽃봉오리가 사이좋게 한나무에 피여나는가 하면 복숭아나무에 당연히 복숭아가 주렁주렁인데 중간의 한가지에는 살구가 열려있다. 머리가 띵해진다. 마치 꽃잔디 중심에 버티고 선 나무의 몸체에 큰 구멍이 뚫린데서 신기함마저 불러일으키는 그런 모습이랄가, 거기에 알맞은 어떤 표현은 쉽사리 떠올리길 힘든 봄 풍경이다.

접목의 신비함, 여직 접목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접목해서 한나무에 여러가지 꽃이 피고 과일이 달리는 것을 눈으로 직접 체험하기에는 처음이였다. 실은 해마다 선배작가님께서 맛 보라며 챙겨주시기에 그 누구보다 제일 먼저 그 과일을 먹어보지만 그 때마다 그 과일 맛이 참 시원하고 달고 맛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진가와 진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선배작가님의 과수원은 다른 과수원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층을 이루면서 심어진 과수나무의 아름다움은 파란하늘과 봄의 기운과 어우러져 세상을 온통 밝게 하고도 남을 하얀 꽃이 나무줄기에 매달려 더욱 화사하다. 멀리서 바라보면 붉은색, 핑크색 그리고 하얀색의 삼색의 조화를 이루는 꽃물결, 꽃향연은 우주의 신비를 한몸에 다 안은듯 황홀 그 자체이다. 봄꽃이 전해주는 설레임이 최고조로 향하는 것 같다.

지식백과에서 찾아보면 접목이란 눈 또는 눈이 붙은 줄기(접수)를 뿌리가 있는 줄기 또는 뿌리(대목)에 접착시켜 접붙이묘를 생산하는 방법으로서 대목과 접수의 형성층에서 형성된 유상조직에 의하여 서로 밀착하고 유관속으로 련결되여 완전한 식물체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접목에는 가지접, 뿌리접, 눈접 등의 방법이 있다.

순간 우리 인생도 잘할 수 있는 것을 인생의 꿈나무와 접목시켜서 인생의 ‘업’으로 삼고 열심히 뛰고 뛴다면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접목화처럼 온통 밝고 화려하며 생기가 넘치는 살만한 세상이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담대하게도 문학이라는 거창하고 신성한 나무에 소중한 내 작은 꿈을 접목하고 싶은 욕심이 굴뚝같이 생겼다.

소시적 꿈이 작가였다. 그걸 십여년 잊고 생계를 위해 아등바등 하던 어느 날 작가라는 나무를 내 인생에 접목하자니 진입장벽이 너무 높고 이미 나이가 들어버린 것을 느껴 단념하려했었다. 헛바람이 들었나 하고 많이 고민도 했지만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을 후회할 것 같아서 도전의 닻을 올렸다. 내 인생의 기적은 한권의 책에서 시작되였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모두 독서광이랄가 물론 책을 읽는다고 해서 모두 최고의 인물이 되거나 인생이 변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독서는 힘들어 하는 사람도 관심을 가지고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자투리 시간과 밤을 패가며 가게를 경영하는 한편, 책에 미쳐 마치 블랙홀처럼 활자들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책에 미쳐서야 인생의 답이 그 곳에 있는 줄을 알게 되였고 내면에서 폭발하듯이 뿜어져나오는 글쓰기에 미쳐 늦깎이나마 작가의 행렬에 어설프게 들어서게 되였다. 인생에 할 수 있는 일을 접목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고 가슴 설레이고 그 어떤 도전장을 내던지는 당당함인 것 같다. 동시에 의식의 폭발적인 팽창을 경험하게 된다.

그 누군가는 현시대의 수필은 소설과 수필, 시와 수필을 접목하는 퓨전시대라고 했다. 또 그 누군가는 교과수업에 문화예술 접목하니 학교가 살아났다고 했다.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인간행동과 사회환경을 접목해야 길이 열린다. 길이 아름다우면 도시가 아름답다고 상제리제가 파리의 대표문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문화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농촌관광의 의의와 발전방향 역시 관광개발과 접목시켜보려고 하지 않은가? 창극과 뮤지컬을 접목한 그 절묘한 만남의 공연의 모습은 그렇게나 매력적이다. 더우기 설화와 판소리 뮤지컬을 접목한 이색적이고 색다른 시도도 주목받지 않은가? 예술을 접목한 미술 리론강의나 내 자신이였으면서도 여전히 낯설었던 몸에 대한 지식을 사회학, 예술성, 철학 등을 접목시켜 산책하듯 이야기해주는 책은 시선을 끌며 인체의 신비를 재미있게 설명해준다.

나 역시 인생의 제2막은 ‘삶의 노하우’를 문학에 접목시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꿈을 잉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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