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멈춘 마을이 간직한 멋과 맛

2019-05-11 15:36:43

지난달 22일, ‘토토네 정원’ 교육프로그램 일환인 학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전통문화 체험단과 함께 찾은 화룡시 동성진 광동촌은 고요하지만 쓸쓸하지 않고 화려하지 않지만 에너지를 품은 곳이였다.

옛스러운 골목길을 따라 전통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마을입구에 세워진 광동촌민속식당 마당에 들어서니 오래전에 류행했을 법한 무도풍의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는 마을은 전통가옥과 민속놀이, 먹거리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관광객들을 맞는다. 아이들의 전통문화와 력사교육의 체험학습장으로도 충분한 곳이다. 도시우리말협회에서 조선족 학생 100여명을 팀으로 무어 올 7월에 광동촌에서 우리 민족 전통문화체험을 하게 될 예정이다.

마을로 통하는 야트막한 언덕에서 내려와 골목 곳곳을 누볐다. 이곳이 원래부터 전통주택이 많았던 곳은 아니다. 2015년 7월에 습근평 총서기가 다녀가면서부터 우리 조선족의 삶과 기억이 담긴 ‘박물관’ 마을로 새로 태여났다. 문화관광마을 조성계획을 세우고 대규모 공사가 시작되면서 전통주택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현재도 진행중인 곳이 있었지만 광동촌만의 정취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무엇보다 이곳은 3면이 모두 논밭으로 둘러싸여있어 있어 더욱 고풍스러운 멋을 자랑한다. 파란 하늘아래 전통주택 지붕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또 그 아래 끝없이 펼쳐진 평강벌 그리고 또 그 평갈벌을 가로지른 해란강이 있는 풍경에 눈과 마음은 시원하고 편안해진다. 이곳 평강벌에서 나는 록색입쌀은 마을 주민들을 치부에로 이끈 ‘장본인’이다.

광동촌의 제1서기인 현걸은 “화룡시에는 생명력을 오래동안 이어오는 마을이 많다. 아름다운 풍광과 특별한 이야기 그리고 전통마을 일상을 경험하는 려행콘텐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힌다.

광동촌은 화룡시가 추진하는 ‘이야기마을 문화관광사업’의 대표 모델 중 하나이다. 대부분의 조선족들이 모여사는 전통 농경마을이라는 력사자산을 테마로 활용한 다채로운 문화관광마을을 만들어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다는 구상이다.

키 작은 돌담을 따라 걷다 보면 의외의 장소를 만나기도 한다. 고풍스러운 의자와 수납장을 들여놓은 전통가옥이다. 우리 조선족 선조들의 생활사전시관으로 꾸며진 전통가옥들은 마당과 부뚜막이 있던 부엌, 거실과 자개장, 어린이 좌식 책상 등 옛 가정집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특히 이곳은 기존의 전통마을과는 달리 70여호 농가에 대한 보수공사를 통해 현대인들이 주거에 편리하도록 설계됐기에 이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묵을 수 있도록 민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몇몇 보충됐다.

마을의 민박은 단순히 농가에서 민박하는 것과는 달리 농가에 머물면서 영농체험과 민속전통 문화를 체험하는 ‘농촌, 전통문화, 관광’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우리의 전통놀이였던 투호, 떡메치기, 제기차기, 썰매타기, 솟대 만들기, 수수깡공예, 윷놀이 등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마을 구석구석 보석처럼 숨어있는 전통 떡메, 녹 쓴 28식 자전거, 달구지들로 장식된 이곳 마을은 력사와 문화가 살아숨쉬는 ‘기억의 보관소’였다.

이렇듯 전통가옥도 많은 마을이지만 마을의 전통은 단지 박제된 전통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전통이다. 국가급 생태촌, 새농촌건설 성급 시범촌, 성급 위생촌, 성급 창업시범기지로 선정된 광동촌은 다양한 체험시설과 프로그램을 갖추고 농촌 체험휴양기지와 창조적 마을만들기 사업 등으로 인프라와 력량을 확충해오고 있다. 특히 마을의 촌민들로 무어진 공연팀은 총서기가 관람했던 민족무용으로 유명해졌는데 현재 마을로 오는 관광객들을 위해 전문공연팀이 무어지면서 소득도 몇배로 늘었다.

광동촌은 올해를 문화관광산업의 중요한 한해로 삼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편다는 구상이다. 올 7월, 광동촌은 전통음식은 물론 다양한 음식들을 모두 맛볼 수 있는 미식거리 오픈을 앞두고 있다. 다양한 전통음식 만들기 체험 프로젝트도 동시에 진행되기에 광동촌을 방문할 예정인 관광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소식이다.

광동촌의 촌주임 최현준은 “광동촌은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새롭게 쌓여갈 기억들을 포함하는 가능성의 공간”이라면서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에 빠져드는 부모세대와 오래된 전통을 새롭게 즐기는 자녀세대를 함께 아우르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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