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락에 매니큐어 칠하기□ 전한나

2019-05-16 15:58:09

image.png

사무실 유리문 잠금 장치인 U락(U자 자물쇠)이 잠글 때 버겁다. 이 애, 아픈가? 나는 U락을 한참 쳐다보았다. 보매 이 놈이 생긴건 참 튼튼하게 생겼건만 로출된 U자 앞부분에 빨간 녹이 좀 슬어서 뻑뻑하여 사용이 원활치 않다. 태클을 걸고 있나보다. 그렇다고 살짝 녹슨걸 버린다는건 말도 안된다.

철제는 개성있는 애라서 예민하고 까다롭다. 공기 중에 있는 산소, 수분, 이산화탄소 등의 작용으로 산화되면서 붉은색 철산화물인 녹이 생긴다.

U락도 철제라 관심이 덜 가면 삐꺽거리고 좀더 방치하면 진짜 아웃되기 십상이다.

원체 튼튼하던 U락이 유리문을 꽉 잡고 사무실을 잘 지켰었는데 지금은 아파서 덩치랑 안 어울리게 자기한테 관심 좀 가져주라고 귀엽게 애교 부리고 있다.

아픈 이 애를 만져주려면 윤활유를 바르는 방법과 WD-40같은 녹 제거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긴 한데 오일은 자물쇠를 만질 때마다 손에 덕지덕지 묻어날 듯 해서 패스, WD-40스프레이를 칙칙 뿌리면 녹이 싹 없어질 듯 하지만 어디서 당장 구해온다는 것도 막막하니 패스.

있다. 연필심 분말! 어렸을 때, 엄마가 집 자물쇠에 녹이 슬면 내 꽁다리연필심을 갈아서 넣었는데 신기하게도 잘 열렸던 생각이 났다. 그래서 U락의 기다란 두 다리 앞부분을 연필로 마구 칠했더니 붉은색 녹이 떨어지고 덮여 씌워지면서 은회색으로 변했다. 게다가 너무 기분 좋게 스르륵 열리는 품이 소리마저 멜로디 같다.

다시 멀끔한 얼굴로 환생된 U락이 유리문을 꽉 잡은 폼을 보니 그처럼 든든하여 쳐다보는 내가 다 뿌듯하다. 투명 매니큐어로 코팅까지 척 씌우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녹슨 U락을 잠간 우리 인간과 련관시켜 생각해본다.

나한테서 인간관계는 항상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음에도 상당한 에너지를 뺏어가는 어려운 숙제였다. 많은 사람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인가고 물어보면 인간관계라고 대답할 것 같다. 어렵다고 함은 인간은 원체 천차만별이고 칠정륙욕을 가진 리기적인 면이 있어 옷깃이 스치거나 머리를 맞대다 보면 피치 못하게 오해, 편견, 무시, 허세, 위선, 불신, 배신 때문에 꼬이고 할퀴니 서로의 사이에 트러블이 U락의 녹처럼 슬며시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또 여린 일면도 있는지라 상대방의 표정 하나, 말 한마디, 어조 하나에도 반응하고 상처받고 아파한다.

살다 보면 유쾌한 인간관계 유지를 위한 일방적인 진심과 열정과 희생은 무리임을 터득할 때도 있고 소통이 힘들다는 말도 참말이며 내 맘에 꼭 맞는 친구를 만나는 일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 말도 가슴에 와 닿을 때도 있다.

U락이 무진의 환경에서는 절대 녹 쓸리 없건만 그렇다고 꽁꽁 싸둘 수도 없듯이 사람 또한 무인고도나 심산 속에서 혼자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간관계도 심오한 학문임이 분명한 것 같은데 수학이나 물리학처럼 문제풀이 공식 같은 것이 주어졌으면 대입하고 쉽게 푸는 방법이 있을 법도 하지만 그게 어디 말이나 될가.

요즘 지인한테서 좋은 글 하나 받았다. ‘관계는 관심을 먹고 자라고 관계는 한번 형성되면 영원히 지속되는 자동시계가 아니라 수시로 애정과 관심으로 보살펴주지 않으면 바로 멈춰 서버리는 수동시계다.’ 상대에 대한 관심은 원만한 인간관계에서 기본이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도 대인관계처리에서 보석이라 할 수 있다. 미국 인류학자 에드워드 홀박사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정거리가 있다고 한다. 즉 공적거리는360cm이상으로서 연설자와 청중사이의 거리를 이르는 것이고 사회적 거리는 120cm~360cm인데 공식적이고 사무적인 거리를 이르는 것이며 개인적 거리는 50cm~120cm인데 친구와의 거리이며 친밀한 거리는50cm 이하인데 가족과 련인 사이의 거리를 이르는 것이다. 나는 적정거리가 곧 대인관계에서 안전거리일거라고 리해한다.

미소는 소통에서 U락에 코팅 씌울 수 있는 매니큐어처럼 코팅제라고 할 수 있다. 웃는 얼굴에 침을 못 뱉는다고 하지 않는가. 백년인생, 소중한 인생에 U락 녹처럼 돋아서 서로 힘들게 각을 세우지 말고 기왕 인연으로 만난 김에 선을 유지하면서 애정을 가지고 항상 부드러운 미소로 사이좋게 살면 좋지 않을가. 무난하고 자연스럽게 물 흐르는듯한 관계가 가장 바라마지 않는 리상적인 대인관계라 할 수 있다.

‘상대방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라’는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원만한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지침으로 삼을 수도 있겠다.

U락에 녹이 슬면 외관도 흉하지만 그만큼 그 물체의 성능과 효률이 떨어지고 심각하면 휴지통으로 직행할 수도 있으므로 수시로 매니큐어를 칠해주면서 많은 관심을 줘야 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  
  • 많이 본 기사
  • 종합
  • 스포츠
  • 경제
  • 사회

주소:중국 길림성 연길시 신화가 2호 (中国 吉林省 延吉市 新华街 2号)

신고 및 련락 전화번호: 0433-2513100  |   Email: webmaster@iybrb.com

吉ICP备09000490号 | 吉新出网备字005号 | Copyright © 2007-2017

吉公网安备 22240102000014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