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말 (외 2수)□ 강효삼

2019-05-16 15:56:43

파르르 떠는 꽃잎 저마다

말하려다 만 고운 입술들

고운 마음은 고운 언어로 표현된다

만일 꽃이 말을 한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말을 할가


그러나 모두가 말하려다만 입술처럼

가벼이 떨기만 할 뿐

종내 말하지 않는

그 모습이 더 아름답구나


아름다운 언어는 입이 아니라

눈으로 말하는 언어라며

하많은 사연 풀어놓고 싶지만

꽃들은 말을 아껴

할 말은 가슴으로 한다

고운 미소에 담아

수다를 모르는 꽃.


누님의 산


산 뒤에 또 산, 산

겹겹이 서있는

들쑹날쑹한 산들 뒤에

아련히 보이는 높은 산 하나

뭇산들과 비기면 결코 낮은 산이 아닌데

낮아 보이는 리유?

제 모습 높게 보이려고

발뒤축 고이지도 않고

남들 밀쳐내고 앞에 나서려도 하지 않아

더 멀고 낮아보이는가


개인 날도 운무로 반쯤 얼굴 가리우고

수줍은듯 뭇산들 뒤에

아련한 추억처럼 서있네

늘 그런 모습 그만한 높이로

온갖 삶의 고달픔 말없이 새기며


궂은 일엔 항상 두 팔 걷고 나서도

공을 나눌 때는 아닌척 모르는척

갖는 것보다는 주는 것에 더 신경쓰며

칭찬 받을 때는 슬그머니 남들 뒤에서

얼굴 붉히며 고개 숙이던 열여덟 꽃나이

가리마 곱게 탄 그 옛날 내 누님 같은 산.

군자고궁


눈길을 걷는다 하야니 누워있는 길

설핀 눈무지는 아무리 두터워도

그저 스적스적 종이장 뒤적이는

엷은 소리 밖에 들리지 않는데

꼭꼭 다져진 눈길에선 빠득빠득

이발 앙다무는 소리가 난다

아픔의 신음인가

아니면 웨침인가

짓밟힐 수록 더 단단히 뭉쳐

하나의 강한 울림이 된 것

그래서 눈들은 억눌리울 수록

더욱 단단한 결속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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