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끈한 국밥 한그릇, 든든한 뒤심…

2019-06-15 14:55:31

‘우미정’은 연길시행정봉사대청 앞을 6년째 굳건히 지키고 있는 소고기국밥집이다. 말수 적고 우직한 성격을 가진 이 집 주인장 신금철(44살)씨와 야무진 솜씨를 가진 안주인 박려나(39살), 그리고 이들 부부의 가장 큰 뒤심이 되여주고 있는 주방장 경력 20년차인 친정어머니 전정란(61살), 세식구가 그리 크지 않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이 집은 든든한 한끼로 허기를 달래고 숙취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평화’를 주는 ‘성지’로 입소문이 나있다. 점심시간이 되면 모여드는 사람들로 자그마한 가게는 북적인다.

축구꿈나무 신준우네 가족사진.

우미정의 소고기국밥은 사골을 진하게 고아낸 고소하고 감칠맛 나는 육수가 특징이다. 기름지지 않고 깔끔한 국물에 외지에서도 주문이 많이 들어온다는 이 집의 매출을 이끄는 숨은 공신 밑반찬이 더해지면 별미다. 량이 부족하면 공기밥을 추가하면 된다. 리필은 모두 무료이다.

가게에 들렸다가 밑반찬의 맛에 반해 포장해가는 손님들도 많다. 반찬은 전날 받은 손님들의 주문량에 맞춰 바로바로 만든다. 빠른 회전으로 신선도가 높기에 젓가락이 절로 간다. 반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술 한잔 생각이 굴뚝같이 치밀어오른다.

지난달 가게에서 만난 상냥한 주인은 “재료는 당일 구매해서 당일 소비해요. 손님들이 많이 찾아 재고 없이 소진하는 것이 너무 좋죠.”라며 웃는다. 반찬이든 고기든 푸짐하게 얹어주는 넉넉함 또한 이 식당의 매력이다.

이 가게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 음식 맛도 맛이겠지만 떠오르는 ‘연변의 축구스타’로 이름 석자를 알린 아들 신준우의 인기도 한몫 담당했다. 신준우는 지난해 10월에 축구실력을 인정받으며 광주항대축구학교에 입학했다. 길림성에서 단 3명이 이 학교에 입학했는데 그중 한명이 준우이다.

떡잎부터 남달랐던 아이였다.

'우미정'대표메뉴 소고기국밥

2017년에 전국 청소년축구 챔피언스리그(11살 남자조)에서 ‘희망의 스타’상을 수상했고 2018년 연변 제29회 주장컵 청소년축구경기에서도 준우가 속해있는 팀이 좋은 성적을 냈다. 일찍 두각을 내민 준우의 실력은 점점 더 많은 이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연길시체육학교 전호 부교장의 눈에 들어 특별지도를 받기 시작했고 ‘떠오르는 새별’로 불리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로씨야 모스크바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준우가 중국을 대표하는 꼬마 기수로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준우의 축구꿈은 더욱 영글어갔다. 축구에 전념하느라 공부는 뒤전이겠거니 했는데 웬걸, 준우는 학교에서 공부도 잘해 줄곧 3위권을 놓친 적이 없다고 한다. 특히 수학을 잘해 ‘수학박사’로 통하기까지 한단다.

아이가 우연하게 국밥집 카운터 한 모퉁이에 적어놓았던 ‘축구꿈’이라는 글귀에 감동을 받고 끝까지 아이의 꿈을 뒤바라지 해주기로 마음 먹었다는 박려나씨 가족에게, 이제 국밥집은 먹고 살기 위한 생업 이상으로 큰 의미를 가지게 됐다.

자식을 프로 운동선수로 만들기 위해 많은 부모들이 엄청난 투자를 기꺼이 감수한다. 이들 부부도 례외는 아니다. 남부럽지 않은 뒤바라지를 위해 이미 오래전에 새벽잠을 반납했다. 국밥 한그릇이라도 더 팔아 애에게 힘이 되여주고 싶었다. 멀리 떨어져있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당장 국밥집을 비울 수가 없어 안타까울 때도 많다. 어쩌다 시간을 내 1년에 서너번쯤 신금철씨가 아이의 학교를 찾아가기도 한다.

“재능이 없으면 속 편하게 취미로만 시키면 되는데 또 그렇지도 않아 끝까지 밀어줄려고요.”

이들 부부는 아들의 축구꿈을 원없이 뒤바라지하는 부모가 되고 싶은 거다.

“일기장에는 늘 ‘시험을 잘 봐서 축구를 계속하겠다.’, ‘국가대표에 뽑히겠다.’, ‘오늘은 행복했다. 경기에서 이긴 날이라서 그렇다.’ 등 축구 열정이 대단한 아이였어요.”

이렇게 이들 부부의 자그마한 국밥집에서는 스포츠 그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는 ‘축구’에 대한 한 소년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신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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