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눈 (외 3수)□ 권연이

2019-08-16 09:44:28

긴밤,

수많은 긴밤 동안

쌓였던 그리움인가 봅니다

추위도 견디고

어둠도 외면한 채

외로움을 꿀꺽꿀꺽 삼키더니

이제는 막

터지려나 봅니다

너무 꽉 차버린 그리움인가 봅니다

혼자 품고 가기에는

이제 너무 무거워져버린

가지마다 줄기마다

한 칼, 한 칼

숨 쉴 구멍을 도려냅니다


새벽,

첫 줄기 비가 스치는 순간

그리움이 닿았던 칼자리마다에

연분홍 살구꽃이

터집니다


터진 가슴으로 드디여 봄을 피웁니다.


붓꽃에게


네가 지금

만발하여 있는 구석진 그 자리

지난 가을

내가 한없이 울었던 자리더구나


내가 흘린 눈물 먹고 피여나

그래서 너도

이슬 머금고 피여난 건 아닌지

그때 그날,

서러워도 서러워도 아닌 척할걸 그랬다


그럼에도

그 자리에서

함초롬히 자주빛 피워올리는 너

한잎 한잎  피워

한송이 되더니

한송이 한송이 지천을 물들이는구나


그렇게 보라빛의 위로가 되여준 너를

나는 여태

나는 여태

너의 이름도 몰랐구나.


잎새-(2)


기다리다 기다리다

갸날픈 잎새

기어이 감히 피웠으니

허락없이

세상에 젖고 눈부시고 만발하다가

다시

허락없이

흩날리고 아스라히 떨어지는 날

그리움으로 만발하여

지천에 봄을 한껏 피울거네.


한 계


지금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끝이라는 한계가 있어

못해도 당연한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한계의 끝에까지 가보니

한계는 단지 한오리 선이였을 뿐

자신을 묶어두는 아주 가는 한오리 선

그 선에서 멈추어

한계라는 핑게 속에 묻혀버릴가

아니면

한계의 끝자락에서

다시 한번 만발할가

오로지

스스로의 선택이였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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