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웃어본다□ 안수복
생명, 삶이란 기대에 찬 꿈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하지 않은가? 인생의 답은 없다. 거저 살아갈 뿐이다. 밤하늘의 별처럼 존재만으로 빛나는 게 우리라는 인간, 잘난 사람 없고 못난 사람 없다.

2019-08-23 08:40:22

초록이 짙어가는 푸른 달 오월이다. 류록빛 잎새, 파란 하늘, 그 안에 숨박곡질하듯 숨어있는 작은 꽃들은 봄이 주는 선물이다. 발걸음을 뗄 때마다 꽃들이 향기를 뿜어내고 있다. 나도 꽃처럼 웃어본다. 마치 봄날을 처음으로 느껴보는 듯 아름답고 찬란한 계절 속의 오월이 주는, 티없이 맑은 색조인 꽃잎이 주는 향기로움을 공짜로 받는다는 것이 미안하기까지 한 것 같다.

피여난 꽃을 보니 마음이 설레인다. 꽃잎에 새긴 오월의 편지, 꽃잎마다 방울방울 아침이슬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꽃잎편지에는 그동안 못다한 사연을 담아 깨알같이 고운 사연을 담았으리라. 하늘이 쏟아주는 해빛과 땅이 밀어주는 저력과 스스로 꽃을 피우려는 욕망이 없었던들 어찌 이런 환희와 감동이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발걸음을 붙잡고 있는 꽃에게 꽃잎같이 붉어지는 가슴 애써 참아가며 파란 편지지에 갓 피여난 빨간 장미와 노란 민들레꽃잎 담아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일년 전, 가게 개업 꽃바구니 선물을 받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녀인이 되여 꽃마음 되여 활짝 핀 꽃처럼 행복하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장장 26년의 피눈물겨운 악전고투와 갖은 풍상고초를 거쳐 드디여 이룬 도시진출 꿈, 꽃이 피는 푸른 오월을 맞은 여기까지 오기가 실로 너무 벅찬, 쉽지 않은 인생도전이였다.

인생이란 천방지축 동분서주해보지만 세상은 생각한 것처럼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누구나 사회의 초년생으로 인생을 처음 설계할 때에는 장미빛 환상에 사로잡혀 큰 꿈을 꾸는 백메터달리기 선수의 자세이다.

하지만 인생을 천연색 칼라로 스크린에 멋있는 그림을 그리며 설계하던 화려한 영상들이 한순간 모래 우에 성을 쌓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활짝 핀 꽃처럼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기에는 너무 멀어져있었다.

애써 지난날의 고되고 힘든 나날들을 외면하고 숨겨보지만 해살에 들켜버린 하늘빛이 시리도록 푸른 오월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행, 불행은 마음에 달려있다. 눈을 뜨면 쉴새없이 다가서는 하루하루에 치우고 부딪치는 마음 부산하겠지만 나에게 기회가 왔다고 판단될 때에는 저돌적인 공격으로 그 기회를 붙잡고 물고 놓지 않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차곡차곡 경험과 지혜를 쌓아가는 현명하고 명백한 판단이 수요된다. 이 모든 것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는 이미 떠나간 뻐스를 넋 놓고 기다리는 가련한 모습이다.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스물여덟살, 인생의 가장 찬란한 황금시절에 하해(下海)에 뛰여들었을 때는 그냥 젊음 하나만으로도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었다. 쓰디쓴 고배를 수없이 마시며 거액의 빚까지 수차 걸머지고서야 비로소 세상은 내 의지로만 살아갈 수 없다는 명백한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생명, 삶이란 기대에 찬 꿈을 가질 수 있어 행복하지 않은가? 인생의 답은 없다. 거저 살아갈 뿐이다. 밤하늘의 별처럼 존재만으로 빛나는 게 우리라는 인간, 잘난 사람 없고 못난 사람 없다. 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누군가의 꿈이 된다. 솔직히 말하면 그만둘가 고민까지 할 정도로 힘들었던 날들도 참 많았다. 나름 대로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일이 내 마음처럼 되는 것이 아니였다. 그렇지만 포기는 가장 비겁한 삶의 자세라는 마음가짐을 되새기며 참고 또 참았다.

내 삶을 돌아보니 한번도 내가 선택한 삶을 산 적이 없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소시적의 꿈이 노랑저고리에 꽃분홍치마라면 지금의 삶은 행주치마 같은 삶이였다는 억울한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결코 후회는 없다. 지금의 자유로움과 풍요로움이 좋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좋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도전에 결코 늦은 나이는 없다. 내가 지고 가는 인생의 짐이 무겁다고 아웅성쳤던 좁은 소견이 새삼 부끄럽다. 인생이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고 행복한 련속이 아니라 오히려 시련과 고난한 날의 련속이기 때문이다.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 자체가 인생을 떳떳하게 하며 후회 없는 삶을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뜻과 목표를 세우더라도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힘과 추진력이 없다면 그것은 공상과도 같다. 황금저택에 명예의 꽃다발로 쌓여야만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의 입맛에 맞는 삶을 사는 데는 신물이 났다. 그들이 내 삶을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무책임한 훈수군에 불과하다는 깨달음이 왔다. 망해도 내가 망하고 흥해도 내가 흥하는 것이다.

꽃내음 때문일가. 도로변의 작은 공원을 지나 가게로 출근하는 나의 마음은 오늘따라 봄빛이나 봄꽃이 눈물겹도록 곱다. 피고 지는 까닭에 고통스런 일일 수도 있고 때로는 슬픔일 수도 있겠지만 꽃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꽃의 미소, 어쩐지 꽃을 닮고 싶다! 작은 들꽃이라도 좋으니 나만의 빛갈과 향기를 가지고 싶다. 내 안의 꽃을 발견하고 이 꽃들이 알찬 열매로 거두어지는 그날을 꿈꾸며 행복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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