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부 (외 4수)□ 강효삼

2019-11-15 09:39:23

남녀가 부부의 인연을 맺고

한평생 리별 없이 산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냐

부부란 한 사람이 둘이 되고

두 사람이 하나되는 것

다신 둘로 나뉘지 않게 봉합해서

인생의 끝까지 함께 간다면?

사랑은 가장 적은 것이 가장 많은 것

부족점은 채워주고 허물은 감춰주며

인생의 끝까지 함께 가자

두 사람의 몸으로

하나의 일생을 만들어.



보름달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은 듯

밥투정하는 아이의 올챙이배처럼

주름 간데없이 팽팽히 불어난 보름달

너무 불러서 그만 민들레씨처럼

팍-하고 터지지 않을가

그래도 보름달이 한번도

폭발했단 말 듣지를 못했으니

덜어내기 때문이다, 비우기 때문이다,

차고 차서 더 이상 채울 수 없을 때

스스로 마지노선을 그어놓고

어찌해도 그 선만을 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운 것은 다시 채우기 위한 것

그리하여 보름달이 반달이 되고

반달이 쪼각달되였다도

덜어낸 것을 조금조금 채워서

드디여 다시 보름달로 회귀하여

보름달은 보름달로 있다.



아 픔


아픔을 탓하지 말자

더욱 미워하지 말자

아프니까 사람이다

살았으니 아프다

아프고 힘들어지니

삶이 더 귀중하구나

가다가다 쉬여가라고

가끔씩 아픈 것인가


아픔이 있어 건강이 기쁘다

아픔이 있어 목숨이 귀하다

사람으로 나서 아프지 않다면 그건 신

아픈 것은 인간 나는 아프더라도

신으로 살지 않고 사람이 되여

죽음의 평화보다는

삶의 소란을 살고 싶다.



바다의 빨래


비취색 바다는 늙지 않는 듯

언제봐도 청정한데

바다도 늙을 때가 있는가

야수처럼 몰려와 바다의 멱살을 거머쥐고

이리 흔들고 저리 뒹굴리며

바람이 바다를 막 괴롭힐 때

생사를 다투는 듯 바람의 횡포와 맞서

엎치락뒤치락 넘어지고 일어서며

모지름 쓰는 바다의 이마 우에

이따금 희끗희끗 보이는 흰 거품 같은 것들

삽시에 늙어버린 바다의 백발인 듯

아니다 바다는 지금 빨래를 하고 있다

바람에 한껏 제몸을 주물러 쥐여짜서

때자국을 지우고 있다

여기저기 가득 널린 흰 비누거품

폭풍에 얼룩진 때 말끔히 가셔지면

바다는 드디여 청출어람.



눈 우의 발자국


밤새 흰 눈이 소북이 덮혀

대지가 온통 백설세상이 된 이른아침

누가 벌써 눈 우를 걸어갔는가

하얀 눈 우에 까만 발자국이 오종종

온통 눈에 덮혀 새들이 먹거리가 없을가봐

조론히 놓아둔 이 아침 밥그릇인가

가까이 보면 옴폭옴폭 깊이 패운 밥그릇같은데

멀리서 바라보면 눈 우의 발자국들

알겠다, 눈 우에 촘촘한 발자국

새롭게 단장한 하얀 들판이

도망가지 못하게 꽁꽁 묶어놓은

또렷한 바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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