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 섦□ 신연희
책지기를 만나다

2019-11-20 09:28:40

장편소설《내 마음의 낯섦》

《내 마음의 낯섦》은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아홉번째 장편소설이다. 이스땀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밝혀온 오르한 파묵은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 소설에서 이스땀불이라는 매혹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문화적으로 복잡한 이스땀불의 40년 현대사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환상적으로 그려냈다.

이 작품으로 노벨 문학상 이후 인생의 력작을 저술하는 희귀한 작가가 되였다는 평을 들은 오르한 파묵은 이스땀불 거리를 누비며 ‘보자’라는 토이기의 전통음료를 파는 한 소년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 이름은 빨강》, 《빨강머리 녀인》, 《다른 색들》, 그동안 내가 읽은 저자의 책들이다. 문명 간의 충돌,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온 파묵의 소설들은 늘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이 작품 역시 그러했다.

“보자”를 외치며 빈민가, 력사 깊은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는 메블루트, 현대 이스땀불의 정치와 사회,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소시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또 다채롭게 펼쳐지는 작품이였다.

오르한 파묵이 즐겨 찾는 ‘충돌’이라는 주제는 이 책에서도 곳곳에 나타난다. 특히 전통과 현대의 충돌을 통해 우리는 한 매력적인 도시의 력사성을 체감할 수 있다. 이 소설에서는 소시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또 다채롭게 펼쳐진다. 오르한 파묵은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와 질곡의 토이기 현대사를 능숙하게 련결해 낸다. 자본주의가 빠르게 발전하는 탓에 메블루트와 아버지는 깨끗한 유리병에 담겨 진렬대에 놓인 요구르트에 밀려 요구르트 장사를 접는다. 메블루트가 파는 병아리콩밥은 점점 길에서 먹는 더러운 음식, 즉 가난한 사람들만의 향유물로 전락한다.

이 소설을 통해 부동산 발전의 년대기, 건축물의 변화상, 전기 소비의 력사, 정치적 재앙과 탄업 등 토이기 현대사의 굵직한 력사적 사실들을 엿볼 수 있다.

소설을 읽고 나니 내가 모르는 이스땀불이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메블루트가 그토록 사랑한 ‘보자’가 궁금해 견디기 힘들 정도였다. ‘기장을 발효시켜 만든 것으로 걸쭉하며 좋은 향기가 나고 짙은 노란색의, 약간 알콜기가 있는 전통음료’라는 파묵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했다.

어디에서나 고단하고, 누구에게나 례외없이 가혹한 삶을 있는 힘껏 살아내는 이들, 평생을 살아온 도시와 자신 안에서 끝없이 낯선 것들과 대면하며 살아가야 하는 모든 인간의 이야기였다. 파묵이 자신이 쓴 최초의 페미니즘 소설이라고 말하기도 했듯이 나는 그녀들의 목소리로 이스땀불이라는 도시에서의 삶을 너무도 알고싶어진다.

내가 메블루트를 리해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그가 사랑한 것들에 마음이 닿기까지는 아마 더 긴 시간이 필요한 듯 싶다. 나 또한 걸으면 상상력이 가동된다는 말의 뜻을 알고 ‘이 세상에, 사원 벽 뒤에, 무너져 가는 목조 가옥들에, 묘지들 안에 다른 세계가 있음’을 몸으로 겪으면서 알고 싶다. 메블루트처럼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자신이 본 것들에 대해 상상하고, 그것들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사랑한다. 밤에 ‘보자’를 팔며 거리를 걸어 다닐 때면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었다는 그의 말을 나는 온전히 리해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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