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울고 웃었다, ‘나의 인생 영화’
제목만 말해도 모두 알고 있는 경전영화가 있는가 하면 나 혼자만 알고 있는 보물 같은 영화도 있다. 영화는 한 시대의 반사경이자 그 시대 사람들의 추억이다. 한편의 좋은 영화는 예술품이다. 나 혼자만 알고 있어서 안타까운, 다 한께 즐기고 싶은 수작을 추천한다.

2019-12-11 09:25:24

《슬럼독 밀리어네어》

(영국, 미국, 2008년)

김경란(38세)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贫民窟的百万富翁)》에서 인도 뭄베이의 빈민가 출신 고아인 18살 소년 자말 말릭은 인기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에 참여한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자말이 당연히 탈락할 것이라 예상했던 모든 사람의 예상을 깨고 이 소년은 최종라운드까지 진출해 거액의 상금을 받기 직전까지 진출한다. 그러나 자말의 부정행위를 의심한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된 그는 부정행위 여부에 대한 추궁과 함께 모진 고문에 시달린다.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자말에게는 퀴즈쇼에서 우승할 수 있었던 절절한 리유가 있었음이 밝혀진다.

이 영화 주인공의 이야기는 주인공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인도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사회적인 갈등과 문제점을 다큐멘터리처럼 묘사하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답게 흥미로운 줄거리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전개로 말이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 종교문제, 거기서 살고 있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의 삶과 사회의 문제점을 퀴즈를 푸는 과정에 흥미롭고 자연스럽게 녹여낸 것도 이 영화를 인생영화로 뽑은 원인중의 하나이다. 게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는 점에서 더 강한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주인공의 성장 과정중에서 보여준 여러가지 스토리로부터 주인공은 어릴 적부터 원하는 것을 위해 전력 질주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례로 좋아하는 연예인의 싸인을 받기 위해 똥통에 뛰여든 것이다.

주인공이 성장배경중에서 퀴즈의 답을 찾아가고 마음에 있던 사랑도 이뤄가는 과정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의 인생에서 생기는 여러가지 문제들도 이미 우리 일상에 답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던 슬럼독 밀리어네어, 아직 안봤다면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관람객 평어

★★★★★10점

1. 이런 영화를 찾으려고 수없는 영화를 본다.

2. 정말 재밌게 만든 영화지만 한가지 알아둬야 할 것은 사실 책이 100배 더 재밌다.

3. 마지막 자막 ‘it is written’을 ‘소설이라서’라고 발로 번역해놨는데 그게 아니라 ‘운명이라서’가 맞다. 영화의 핵심이 되는 문장이다.

《13층》

(독일, 미국, 1999년)

정호(40세)

상용화가 이뤄진 지 100년을 조금 넘기는 영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수천년을 이어온 도서를 넘길 때가 있다. 때로는 진한 감동을, 가끔은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또 가끔은 사랑을… 그래서 선호하는 영화도 다양한 것 같다.

내 생애 최고의 영화 한편을 꼽으라면 조금은 망설여진다. 그간 뛰여난 영화들이 너무 많았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지난 1999년 상영된 《13층(异次元骇客)》을 선택하고 싶다. 어려서부터 막연하게 상상하여왔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 여러 생각들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으니.

비록 여러개의 이야기로 복선을 깔고는 있으나 《13층》의 내용은 단순명료하다.

과학이 지금보다 조금 더 발전한 어느 시점, 컴퓨터 내 세상에는 이미 완벽한 가상세계가 만들어졌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개발자가 가상세계로 들어가며 살인사건, 사랑 등 복잡한 일들과 엮이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가상세계에서 벗어나게 되는 주인공, 겨우 안정을 찾아가는 시점에서 또 다른 화면이 펼쳐지며 주인공이 살아가는 세상 역시 상위세계의 가상세계임이 밝혀진다.

영화는 이렇듯 ‘세상은 무엇인가’를 사고하게 하며 우리가 객관이라고 믿고 있는 이 세상이 허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마침 이러한 세상에 대한 생각들은 현대사회의 과학의 량자력학에서 물질이 파동이냐 아니면 립자냐의 론쟁으로 이어지고 있다.그리고 60%가 넘는 물질이 파동임을 주장하는 물리학자 중심으로 세상이 허상이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다.

이 세상이 허상인지 객관적 존재인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점과 10년 뒤 영화화된 《인셉션(盗梦空间, 2010)》과 같은 수많은 영화에 령감을 주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이런 대사도 멋있다. “나도 너와 같아. 전류일 뿐이야.”


관람객 평어

★★★★★10점

1. 1999년 광랜인터넷이 막 보급하기 시작했던 시절임을 감안하면 정말 엄청난 영화, 지금 시대를 읽고 만든 영화 같다.

2. 존재라는 개념에 대한 갈증과 인간 평생의 숙제인 생과 사를 매우 세련된 사상으로 그려낸 영화다.

3. 훌륭한 씨나리오를 따라잡지 못하는 연출력.


《5일의 마중》

(중국, 2014년)

신춘화(가명, 32세)

이 겨울, 사랑하는 사람과 보기 딱 좋은 영화를 추천한다.

내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중국 작가 엄가령의 소설을 영화화한 《5일의 마중(归来)》은 그 길고 길었던 여운을 깰 자신이 도무지 없어 대여섯번을 보고 또 봤던 영화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절대 먼저 울지 않는데, 보는 나는 가슴이 미여져 얼마나 눈물을 쏟아냈는지 모른다.

영화는 ‘문화대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사건’보다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매월 5일 날은 그대 마중 가는 날이다. 문화대혁명의 시기, 가슴 아픈 리별을 겪은 남자와 녀자, 가까스로 풀려난 남자는 5일에 집에 간다는 편지를 보낸 후 돌아왔지만 모든 옛 기억을 놓아버린 녀자는 눈앞의 남자를 알아보지 못하고 딸은 아빠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차있다. 그런 가족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남자 그리고 오늘도 녀자는 달력에 남자가 돌아오는 날에 동그라미를 친다.

‘5일에 마중 나갈 것.’

영화는 로골적으로 슬픔을 강요하지 않는데 처절하게도 마음을 아프게 긁는다.

력사가 남긴 아픔을 안고 살아야 하는 사람, 그 곁에서 시간을 회복하려는 사람, 이 모두를 품는 감독 장예모의 너른 시선, 세월을 곱게 맞이한 공리가 선보일 수 있는 가장 탁월한 연기, 이 모든 것이 이 영화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한다.

여전히 독특한 색갈을 간직하면서 세계적인 배우로 성장한 공리가 이 영화에서 영원한 허상의 시간 속에 갇혀 남편을 기다리는 녀인으로 분한 모습은 시대가 낳은 피해자의 이야기와 함께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내는 데 손색이 없었다.


관람객 평어

★★★★★10점

1. 영화는 먼저 울지 않는데, 보는 사람은 가슴이 미여진다.

2. 3명의 배우, 한정된 공간, 단순한 플롯이지만 울림은 크다.

3. 마지막 장면을 보며 역시 장예모라는 생각을 했다.


《렵기적인 그녀》

(한국, 2001년)

신희연(39세)

페쇄공포증이 있는 나로서는 어두컴컴한 영화관에 반시간가량 앉아있으면 가슴이 갑갑해나고 머리가 어지러워지는지라 영화는 주로 집에서 TV로 혹은 핸드폰으로 본다. 로맨스, 액션, 공포, 코미디 등 여러 쟝르 가운데서 나는 유독 코미디를 선호한다.

그동안 본 영화중에서 제일 인상 깊게 본 영화를 꼽으라면 약 18년 전 보았던 한국영화 《렵기적인 그녀》이다. 그전에는 향항, 대만지역의 영화를 많이 즐겨보았는데 《렵기적인 그녀》를 본 후로는 한국영화의 열렬한 팬이 되여버린 것 같다. 한번 보는 것으로 여운이 가셔지지 않아서 적어서 10번은 다시 돌려볼 정도로 이 영화에 미쳐있었던 것 같다.

한동안은 이 영화의 홍보대사처럼 틈만 나면 주변친구들에게 적극 권장했고 또 그들과 함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열띤 토론을 벌리기도 했다.

이 영화가 신선하게 다가온 리유는 전지현이 연기한 렵기적인 캐릭터인 것 같다. 겉으로는 차겁고 도도하지만 내면에는 아픈 사랑의 상처를 안고 있는 녀주인공과 그런 특이한 녀주인공의 온갖 투정과 괴롭힘을 다 받아주던, 조금은 멍청해보이는 남자주인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영화는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필리핀 등 동아시아지역의 영화시장을 휩쓸었다.

코미디영화는 거창한 시대적 배경과 심오한 뜻이 내포되여있지 않지만 볼 때 만큼은 고된 일상에 지친 마음과 몸이 위로를 받는 시간인지라 참 좋은 것 같다.


관람객 평어

★★★★★10점

1. 모든 남자들이 이 영화를 보고 전지현 앓이를 했었지.

2. 코믹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슴을 아릿하게 만드는 영화지.

3. 녀자들이여, 착각하지 말라. 차태현의 바다와도 같이 넓은 배려는 상대가 전지현이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라라랜드》

(미국, 2016년)

리미화(40세)

극장 상영은 시간을 놓쳐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고맙게도 TV에서 틀어줘서 봤던 뮤지컬영화 《라라랜드(爱乐之城)》.

어느 주말의 심야였고 혼자였다. 그래서 더 깊게 몰입할 수 있었다.

꿈꾸는 청춘의 열정 넘친 모습 그리고 가슴 생생하게 와닿는 사랑이야기가 너무 보기 좋았던 영화였다. 세바스찬은 자신만의 재즈클럽을 차리고 싶어하지만 생계를 위해 다른 재즈클럽에서 징글벨 같은 연주곡을 치며 지겨워한다. 미아는 배우지망생이지만 오디션마다 탈락한다. 생계를 위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한다. 그런 둘이 만나서 아름다운 꿈을 꾸며 날아오른다. 아니 날아오를 번했다. 사랑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쳐 둘은 헤여진다.

노랑 원피스를 입고 세바스찬과 댄스를 추는 장면은 한편의 뮤지컬처럼 아름답다. 그리고 내가 가장 빠져들었던 장면은 미아가 성공의 발판이 되는 오디션을 보러 간 장면이다. 덤덤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다가 노래를 시작하는데, 삽시에 주변이 어두워지며 세상에 미아 홀로 남은 듯 단독샷이 잡힌다.

노래로, 표정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단 몇분간, 나는 내 사랑을 생각했고 내 꿈을 생각했다. 뜨거운 사랑을 했을 법한 모든 청춘들을, 뜨거운 꿈을 가져봤을 법한 모든 청춘들을 떠올렸다.

노래 가사에 결국 눈물이 흘렀다.

“조금은 미쳐도 좋아/ 지금까지 없던 색갈을 보려면/… 꿈꾸는 바보들을 위하여/ 비록 미치광이 같은 그들이지만/ 부서지는 가슴들을 위하여/ 망가진 삶들을 위하여…”

뮤지컬영화는 개인적으로 취향이 아니지만 이건 봐야 한다. 카메라로 즐기는 뮤지컬이 따로 없다. 아름다운 음악과 춤, 사랑과 꿈을 그린 영화, 마음을 정화시킨다. 다만 섬세한 감정을 지닌 사람들만이 깊이 공감할 것 같은 영화이다. 아, 그리고 조용한 데서 홀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관람객 평어

★★★★★10점

1. 어른들을 위한 꿈의 동화.

2. 우리는 성공과 실패만 말해왔다. 하지만 라라랜드는 말해준다. “봐, 꿈과 사랑, 그 흔들리는 파도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3. 제목 오지게 잘 지었다. 있지 않는 환상의 ‘라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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