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서정 (외 5수)□ 김현순

2020-03-26 15:05:56

복사꽃 볼 부벼 향기 빨갛고

바람소리 정다워 초목 푸르네


별빛 밝아 어두워도 밤은 정답고

물새 울어 숲 잠들어도

꿈은 황홀하여라


상현달 하현달 량손에 나눠쥐고

사분사분 걸어가는

하늘빛 미소


정원에 딩구는 이슬의 찬 허리에

노을자락 살짝 베여

사르르 가리워주네


슴벅 젖는 눈초리에 해살 뛰놀 때

아픔 꺼내 들고 잘렁잘렁

돌아가는 시간


허무의 그림자가

무지개에 기대여 아침을 묻네


봄날의 궤변


3월의 까칠한 손가락

해동(解冬)의 단추 벗긴다

놀란 눈 부릅뜬 머루알

랭장고 어둠 먹고

까무라쳐 일어선다

입김의 보드라운 혀바닥

손잡이 감싸쥐는 순간에도

핸드폰 알람은 송화가루 날리는

4월의 치마자락 잊지 못했다

펄럭이는 향기의 온도는

은하수 눈물의 깊이를 재고

달아오른 입술은 웨딩커피숍

아메리카노 빨대의 삽입을

빨갛게 꿈꾸어 왔다

살아있다는 증거는 꽃잎 떨어지는

크나큰 슬픔임을 전률할 때

꼬리치며 빠져나가는 발라드

김 빠진 메아리

거품 물고 음병(淫病) 피식피식 앓았다

속살 섞는 밤이 낳은 찬란한 아픔

해빛 춤추는 이슬이 대신

구슬구슬 울어주었다


후회


갈대의 흐느낌 갈갈이 찢겨

새벽하늘 꽃피울 줄 알았더면

바람, 눈감고 설레이지 않았으리


이제 와서 가슴 헤친 기억의 그림자

엉성한 내물 집어먹고 흘러가지만

차라리 뒤척이는 구름의 헤살…


해와 달 교접은 오뉴월 찬서리에

매화타령 꺽어 불며

락엽 안고 춤 추며 가네


갈대의 흐느낌 안개 두르고

찬란한 아침 다시 떠밀어 올릴 때

굽이굽이 노래 반짝일줄 알았더면


이슬…

옷고름 풀며 길이길이

승천(昇天)의 밝은 빛 감아쥐지 않았으리


련서(恋书)


아직도 슬픔이 남아있다면

선택하기로 했다

바다 그리운 달팽이 나무 오를 때

늘어진 그림자, 그 속으로 들어가

전생의 보따리 헤치기로 했다

걸어온 길 굽이굽이 별이름 붙여가며

다시 한번 환해지기로 하였다


어두울수록 더욱 빛나는 개똥벌레의 한(恨)

부엉새 울음 새벽이슬 밟으며

산 넘을 때

아직도 고르로운 숨결 남아있다면

그 이름을 안녕, 그리고 행복이라

부르기로 했다


정든 님께 보내는 편지가

눈물 접어 봉투에 넣는 모습을

바람은 숨 죽여 함께

흐느껴 주기로 하였다


껌 하나 씹으며


오후를 대문가에 발라둔다

모지름 쓰는 해살의 키스

온도계 수은주는 눈 감고

하늘 오른다


산다는 것은

껌딱지처럼 질긴 그림자임을

씨앗은 초록 귀 강구고있다


하얀 종아리 언덕 두드려대면

천사의 눈빛 홰불로 타오르고

웃으며 잡는 리별의 악수

흠칫 몸을 떤다


가시 펼친 선인장 사막 비출 때

청자빛 숨결 망울 터치는

아픔의 거룩함

다시 들고 보는 그 여름 작은 거울엔

등창 앓는 잔물결 반뜩거린다


산다는 것은 결국

비누거품 풍선에 발린 즐거움인 것을

찰나의 벌판엔 저승꽃 그림자도

연기로 피였다 지였다 한다


삶에 그리움으로

다가서는 것


우중충한 나무숲 그림자

거기 그늘은 있었네

하루살이의 익어번진 잔등

망사(網紗) 걸린 거미의 고민도 있었네


실 뽑는 햇살의 로고

바람이 실어 나르고

여름, 성수나는 멜로디

풀메뚜기 날개에 무지개로 비꼈네


맴, 매앰… 맵다고 운들

달라질 것 무엇이랴


향기 베고 누운 이름 석자위엔

좀나비 알 쓰는 즐거움도

한줌 하늘, 구름으로 감싸는

엄청난 흐느낌이였네


옷 벗는 녀인의

보드라운 살결냄새

녹쓴 남성 깨우는

  찢겨진 령혼의 부름이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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